일본 ‘오염수 2차 방류’ 후 삼중수소 4번 검출
정부 “이상치 기준보다 낮아”
도쿄전력보다 느슨하게 설명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의 2차 해양 방류 이후 일주일간 방류구 인근의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한계치를 4차례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방류 이후 한 달여간 검출한계치를 단 한 차례만 초과했던 이전 추이에 비해 이례적인 현상으로, 오염수 방류로 인근 바다에서 삼중수소가 일상적으로 검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전력이 지난 15일 공개한 삼중수소 농도 속보치 분석 자료들을 보면, 방류구로부터 약 200m 떨어져 있어 가장 가까운 ‘T-0-1A’ 모니터링 지점에서는 2차 방류가 이뤄진 뒤인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약 일주일간 삼중수소 농도가 4차례 검출한계치를 넘어섰다.
검출한계치는 측정 장비로 검출할 수 있는 최소 수치를 말하며, 측정 지점마다 조금씩 다르다. 배출된 삼중수소의 양이 검출한계치 미만일 때는 정확한 양이 측정되지 않는다. 검출한계치를 넘지 않으면 바다에서 삼중수소가 사실상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며, 초과하면 검출된 것으로 본다.
자료에 따르면 T-0-1A 지점에서는 2차 방류 이후 사흘 만인 지난 8일 삼중수소 농도가 ℓ당 9.4㏃(베크렐)로 검출한계치를 넘겼으며, 10일에는 11㏃, 13일에는 14㏃까지 높아졌다. 도쿄전력이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진 않았으나 그래프를 보면 14일에도 10㏃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는 검출한계치 이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8월24일 시작된 1차 해양 방류 때는 속보치 기준으로 검출한계치를 넘은 사례가 매우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2차 방류 이전에는 지난 9월1일에만 검출한계치를 한 차례(10㏃) 초과한 바 있다. 이 기록까지 합하면 바다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15일까지 총 5차례다.
이는 오염수가 방류돼도 해류를 타고 퍼지기에, 특정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다른 것이다. 다만 도쿄전력 측은 “해당 해역은 해류 흐름이 주기적으로 바뀔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수치에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중수소가 검출됐어도 이상치 판단 기준인 ℓ당 700㏃에 크게 못 미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오염수 방류 이전까지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바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빈번해진다면 인근 어민들이나 인접 국가들의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중수소는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생물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삼중수소의 변화에도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16일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2차 방류에 특이사항이 없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판단을 그대로 전했다. 삼중수소 농도와 관련해서는 “이상치 판단 기준보다 낮기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검출한계치 초과 여부 등을 밝히며 원인 분석을 내놓는 도쿄전력 브리핑보다 느슨한 설명을 한 것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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