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37년째 땅 파고 돌 캐더니…이젠 '폐기물 매립장' 짓겠다고?

이상엽 기자 2023. 10. 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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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6일) 밀착카메라는 30년 넘게 산을 깎아 공사용 모래와 자갈을 캐고 있는 채석장에 다녀왔습니다. 업체는 사업 기한을 5년 더 늘리고 이곳에 폐기물매립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미 주변 환경이 망가지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기저기 깎여 암벽이 드러났습니다.

산 한복판에 거대한 웅덩이도 보입니다.

[하윤보/주민 : 백록담같이 보이죠. 어마어마하게 채굴한 현장인데…]

한 업체가 1987년부터 37년째 건설 현장에 팔 공사용 모래와 자갈을 캐는 겁니다.

채석장 땅은 25만 8천제곱미터, 축구장 36개 크기입니다.

지난 5월 정부가 허가한 사업 기한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업체는 사업을 5년 더 연장했습니다.

지정폐기물 매립장으로 쓰겠다며 환경영향평가도 신청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 외국 사례를 많이 본 거예요. 유럽이나 일본은 채석이 완료된 석산 있지 않습니까. 채석장을 활용해서 매립장을 많이 하거든요. (이미) 패여져 있기 때문에…]

지정폐기물은 폐기름이나 폐고무 등을 말합니다.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물질들입니다.

주민들은 매립장을 짓기도 전인데 이미 채석장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강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구영/이장 : 이거 보세요. 기름이에요, 기름. 기름이 띠를 두르고 있잖아. 매립장을 한다고 하는 곳에서부터 이리 내려오거든요. 이 물로 우리가 농사를 짓는데…]

업체는 반박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 석분토사라고 해서 무기성 오니입니다. 폐기물이에요. 폐기물을 저희는 허가를 내서… 복토제로 사용할 수 있다. {석산 안에서 매립하는 건 적법하다는 거죠?} 적법하다.]

관할 지자체는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성분 검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은 채석장이지만 매립장이 들어서면 폐기물 성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전국 지정폐기물 매립장은 20여곳이 있습니다.

유해물질이 포함된 침출수가 흘러나갈 수 있어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경기도 화성의 또다른 지정폐기물 매립장입니다.

1987년부터 10년간 지정폐기물 33만톤을 묻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3년 매립장 쪽에서 침출수가 유출됐습니다.

당시 근처 농가의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이 기준치 넘게 검출됐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습니다.

[김용/동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 비가 오게 되면 여기 지하수라든가 이렇게 상당히 오염된 상태로 침출수가…]

땅을 파고 돌을 캐던 현장에 이번엔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설지 모릅니다.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잘 살펴봐야 할 겁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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