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8년만에 정권 교체… 우크라 지원 계속될 듯
총리 후보자 “EU와 좋은 관계 회복”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하원 총선거 결과 야권 연합이 보수 성향 집권당을 제치고 8년 만에 총리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국영 PAP통신·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곡물 수입 중단 방침을 밝혔던 극우 민족주의 성향 집권당과 달리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야권이 승기를 잡으면서 서방권이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폴란드는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이 군 통수권과 총리 임명권을 갖고, 실질적인 국정 운영은 의회 다수당이 선출한 총리가 맡는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 시민연합(31.6%)·제3의길(13%)·신좌파당(8.6%) 등 야권연합의 예상 득표율은 53.2%로,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36.8%)을 크게 앞섰다. 투표율은 72.9%로 추산됐다. 17일 발표되는 최종 결과가 출구 조사대로 나올 경우, 중도·진보 성향 야권연합이 8년 만에 국정 운영의 키를 쥐게 된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11월 말까지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 PiS 출신 두다 대통령이 이민 정책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야권연합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두다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15일 “내각 구성권은 승리 정당에 있다. 의회 다수당 구성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우방으로 무기 이전과 곡물 수입 등 지원을 이어왔다. 하지만 PiS를 이끄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달 자국 안보와 농업 보호를 이유로 군사 지원과 곡물 수입 등 우크라이나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폴란드는 최근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고(高)물가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졌다. 반면 야권연합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라고 CNN 등은 보도했다. 최근 슬로바키아·헝가리 등이 지원 대열에서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던 와중에 우크라이나는 든든한 우방을 지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낙태 규제·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워 유럽연합과 충돌했던 현 집권당과 달리, 야권 연합을 주도하는 도날트 투스크 시민연합 대표(전 총리)는 “EU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과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서방 동맹의 한 축인 유럽연합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법과정의당에 유권자들 상당수가 등을 돌렸고, 최근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전쟁도 이 같은 기류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당은 또 경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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