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500년 된 감나무에 열린 ‘늦둥이 감’ 50개
일반 감나무 2배 살아…주민들 “의령에 좋은 일 생길 징조”
국내 감나무 중 최초로 국가 천연기념물(제492호)로 지정된 경남 의령군 감나무에서 3년 만에 감이 열려 화제다.
경남 의령군은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에 감 50개가 열렸다고 16일 밝혔다. 2020년 10년 만에 이 감나무에 감 4개가 달린 이후 3년 만에 또다시 무려 50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이 감나무는 수령 500년으로 높이 28m, 가슴높이 둘레가 4m에 이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다. 의령군은 감나무 토양 개선으로 땅심이 높아지고 영양분 공급으로 생식능력이 향상돼 감이 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나무는 200~250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곡리 감나무는 일반 감나무보다 2배 이상 오래 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감나무를 신령스러운 나무로 여기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나무로 삼아왔다.
백곡리 감나무는 민속학적·생물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2008년 지정됐다. 예로부터 감나무는 5가지 덕을 갖춘 나무로 사랑받아왔다. 첫째 잎이 넓어 글씨 쓰기 좋으니 ‘문’이요, 둘째 화살촉의 재료로 쓰이니 ‘무’이며, 셋째 겉과 속이 똑같은 색이니 ‘충’이요, 넷째 이가 없는 노인도 홍시를 먹을 수 있으니 ‘효’이며, 다섯째 서리 내리는 늦가을까지 가지에 달려 있으니 ‘절’이라며 감나무의 덕을 칭송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감이 열렸다는 소식에 올해 의령에 좋은 일이 생길 것으로 믿고 있다고 의령군은 전했다. 솥바위 전설을 콘텐츠로 한 의령부자축제(10월6~9일)가 성공을 거두자 ‘축제 대박을 예감한 감나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의령부자축제는 2022년 처음 개최된 가을 축제로, 올해 관광객 17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의령 관문에는 남강이 흐르고 있으며, 남강엔 솥을 닮은 바위가 하나 있다. 솥바위를 중심으로 이곳에는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다.
삼성그룹과 LG그룹, 효성그룹 창업주가 솥바위 반경 8㎞ 이내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령에는 기부왕으로 불리는 삼영화학 창업주 관정 이종환 생가가 있어 부자들이 많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유명하다.
군 관계자는 “500년 나무에 감이 열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신기한 일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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