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60불 넘자 1억불 순매도…"불안한데 이쯤에서 팔자"[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또 하나의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자 서학개미들이 7주일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미국 증시가 오른 김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식 보유를 줄이는 모습이었다.
매수세는 소강 상태를 보인 반면 테슬라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과 증시 상승에 강하게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ETF에 매도세가 몰리며 주간 순매도 규모는 3억달러에 육박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4~10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억8573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지난 9~13일)
이는 7주일만의 순매도 전환이자 지난 6월21~27일 주간에 3억8631만달러를 순매도한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 우위다.
지난 4~10일 사이에 S&P500지수는 1.6%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3.8% 급등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았던 지난 9월 내내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던 서학개미들은 마침 증시가 반등한 상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자 더 기다리지 않고 주식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1~13일 사이에 S&P500지수는 0.7% 내려갔고 나스닥지수는 1.1%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10일 동안 순매수 규모가 2000만달러를 넘는 종목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전반적인 매수 소강 양상을 보였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중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로 186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TMF는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전쟁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리며 국채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TMF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기 1~3개월의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SPDR 블룸버그 만기 1~3개월 미국 국채 ETF(BIL)도 747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수익률이 많이 오른 상태임에도 전쟁 위기 가운데 미국 국채 ETF에 대한 순매수 규모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코카콜라는 1803만달러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코카콜라는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식욕이 억제돼 소비가 줄 것이란 전망으로 최근 한달간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다. 그러자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의 전쟁 가능성으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블룸버그 천연가스(KOLD)를 1676만달러 순매수했다. KOLD는 천연가스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한다.
천연가스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BOIL)는 1438만달러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에는 아이셰어즈 MSCI 미국 퀄리티 팩터 ETF(QUAL)가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QUAL을 1651만달러 순매수했다.
QUAL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부채비율 등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을 측정해 상위 125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투자 환경에 리스크 요인이 많아지자 우량기업 분산 투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서학개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미국 나스닥1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가 1320만달러, 월배당 부동산 리츠인 리얼티 인컴 코프(O)가 103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4~10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였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에 대해 1억달러가 넘는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에 대한 대규모 '팔자'의 원인은 주가가 26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테슬라 주가가 250달러를 밑돌면 사고 웃돌면 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일 특별한 이유 없이 5.9% 급등하며 260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 10일까지 9일을 제외하고는 260달러선을 유지했다.
반대로 테슬라 주가가 지난 9월27일 240달러까지 내려가자 지난 9월27일~10월3일 사이에는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5645만달러 순매수했었다.
테슬라는 오는 18일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3분기 실적 부진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생산량과 인도량 전망치가 중요하다.
ICE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6653만달러와 3947만달러씩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기술주가 급반등한 가운데 중동에서 전쟁 위험이 커지자 3배 레버리지 ETF의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SOXL과 TQQQ는 각각 ICE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하면 3배 손실을 입는다.
애플은 지난 9월27일 주가가 170.4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0일 178.39달러로 오르자 차익 매물이 나오며 지난 4~10일 사이에 3580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에 엔비디아는 2646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이며 7주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 9월21일 410.17달러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지난 10일 457.98달러까지 반등하자 단기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 클래스A와 메타 플랫폼은 서학개미들이 꾸준이 비중을 줄이고 있는 종목으로 각각 2120만달러, 1296만달러 순매도됐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까지 2주 연속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에 대해서도 1769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서학개미들은 아이온큐 주가가 지난 9월11일 20달러에 육박하다 지난 9월26일 13.10달러까지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0일 16달러로 반등하자 일부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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