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그림] 오래된 집

김상민 기자 2023. 10. 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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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아크릴(53×78㎝)

오래된 집에서만 나는 냄새가 있습니다. 묵은 나무, 멈춰 있는 공기, 다양한 곰팡이, 젖은 풀냄새, 이름 모를 벌레들의 냄새가 납니다. 사람이 자리를 비운 집은 슬금슬금 자연의 집으로 바뀝니다. 오랜만에 찾아간 시골집은 어느새 냄새가 달라져 있습니다.

이제 이 집에 살고 있던 오래된 사람도 떠나버리면, 이 오래된 집도 주인을 따라 같이 자연으로 돌아갈 듯합니다. 그동안 쓸고 닦고 하시던 구부정한 뒷모습을 가슴에 간직하고 어쩔 수 없이 이 오래된 집을 떠납니다. 다음에 올 때는 또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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