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김문환 ②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왜 기회가 안 오는지 생각 안 했다면 그건 거짓말"

김태석 기자 2023. 10.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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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 피치 피플

알 두하일 SC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DF
김문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벤투호가 치른 네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선수는 총 26명 중 단 네 명에 불과하다. 손흥민과 같은 간판급 선수들이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대회가 시작된 후 이 선수가 그 중책을 맡을 거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김문환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평가되며 한국 축구사에 거대한 족적으로 남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한 김문환에 대한 찬사가 매우 컸었다.

흥미로운 점은 카타르 월드컵 무대가 된 도하가 김문환의 새로운 도전 장소가 되었다는 점이다. 김문환은 지난여름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다 알 두하일로 이적하며 새로운 커리어에 도전하고 있다. 김문환과 카타르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참으로 재미있는 인연이다. 그 김문환을 <베스트 일레븐>이 '잊을 수 없는 도시' 도하에서 만났다. 

김문환은 새 팀 알 두하일에 대한 인상,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기억, 전북 현대·부산 아이파크 등 K리그에서의 경험, '은사'인 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아직 그에게 호출하지 않는 위르겐 클린스만 현 대표팀 감독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꽤 긴 이야기라 여러 부작으로 나눠서 김문환과 나눈 인터뷰를 소개한다.

①편에서

"계속 믿어주시고 기회주셔서 감사한 벤투 감독님"

Q. 월드컵 본선 4경기에 김문환 선수를 풀타임 기용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김문환 선수에게는 '귀인'이 아닐까 싶은데?
"정말 감사한 분이죠. 저한테는 잊을 수 없는 경험도 주셨고, 이렇게 많이 대표팀 경기에 불러 주셨으니까요. 때론 저 때문에 골을 먹기도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늘 불러서 기회와 경험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주셨으니 제겐 그저 너무나 감사한 분입니다. 절 이렇게 믿고 쭉 뽑아주시고 경기까지 내보내주셨으니 감사할 수밖에요."

Q.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에는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왜 기회가 오지 않는 건지 생각 안 해봤나?
"솔직히…, 그런 생각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겠죠. 거짓말인데…,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제 처지에서는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선수 선발은 감독님의 권한이니까요. 저는 선수로서 소속팀에서 열심히 잘해야 하고, 그래야 대표팀에 다시 갈 수 있습니다. 그저 알 두하일에서 열심히 하고 많이 뛰며 다치지 않고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이게 제가 지금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입니다."

Q. 지난 3월 A매치 때는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때는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이 중심이 되어 뽑혔기 때문이다. 그때 클린스만 감독이 '숙제'를 주며 당부한 게 있나?
"3월에 갔을 때 저는 경기에 뛰지 못했죠. 이렇다 할 메시지는 따로 받은 바 없습니다."

Q.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개막 전 소집이 이제 몇 차례 안남았다. 아시안컵 출전 희망, 아직 꺾고 있는 건 아니라고 봐야할지?
"그렇죠. 이미 10월 명단은 발표됐고, 이제 11월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선수로서 희망을 꺾으면 안 되죠. 만약 뽑히게 되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제 가치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희망을 꺾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음 기회가 있으니 항상 준비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만약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게 되면,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밖에서 봐야 한다. 속상할 일이다. 혹 그때 카타르에 있다면 대표팀을 찾아갈 생각인지?
"만약 그때 제가 대회에 못 뛰고 카타르에 계속 있게 된다면, 그래서 일정이 맞게 되면 경기를 보러가지 않을까요? 카타르에서 동료들을 만나면 당연히 반가운 일이죠. 제가 카타르에 살고 있는데 이곳에서 한국 선수들, 친구들이 오면 반가울 것 같습니다."

"호날두의 알 나스르 상대로 1승 꿈꾼다"

Q. 화제를 바꾸자. 오는 24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나스르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일단 알 두하일에서는 AFC 챔피언스리그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알 나스르의 멤버를 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기도 합니다. 게다가 알 나스르에는 호날두뿐만 아니라 사디오 마네도 있죠. 정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저희 팀이 지금 대회에서 1무 1패라 좀 안 좋은 상황이긴하지만, 어서 1승을 해서 좋은 위치에 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카타르 월드컵 때 호날두와는 한번 붙어봤으니 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한데
"호날두라는 선수는 진짜 있기만 해도 위협적인 선수잖아요. 항상 조심해야 할 선수죠. 그리고 그 경기는 이겨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 ③편으로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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