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편중 건설사 재무위험 PF대출 확대 금융권에도 '독배'
태영·금호·서희 주택비중 커
수익성 낮은 사업장 부실 우려
사업 포트폴리오 중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재무 위험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 11일 개발사업동우회가 주관하고 코디네트웍스가 주최한 '향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어떻게 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 겸임교수는 도급 순위 40위 내 건설사를 신용등급에 따라 총 5등급(우수·보통·미흡·위험·위기)으로 분류한 뒤 재무건전성이 건설사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재무건전성이 낮은 건설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택사업에 편중돼 있고 PF 잔액(우발채무 포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겸임교수는 올해 6월 기준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와 부채를 합산한 총계를 자본으로 나눈 값이 693%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우발채무를 제외한 부채비율(공시 기준)은 461.9%다. 이 겸임교수는 "자본금 대비 PF 대출 금액이 과하고 재무건전성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금호건설(348.96%) 한신공영(287%) 등이 부채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겸임교수는 주택(건축)사업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도 위기 건설사로 분류했다. 태영건설은 전체 포트폴리오 중 건축사업 비중이 78%(주택 47%)로 조사됐다. 이외에 금호건설(76%) 서희건설(91%) 등 위기 건설사들의 건축(주택)사업 비중이 높았다.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건설사는 이들과는 달랐다. 신용등급이 AA인 삼성물산은 건설업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하고 부채비율도 56.1%로 낮았다. 재무건전성 우수로 분류된 DL이앤씨도 주택사업 비중은 66%, 부채비율은 89.53%로 낮은 편이었다.
이 겸임교수는 또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에 따른 실효성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장의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PF 대출만 확대하는 것은 시장 왜곡과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인천시의 한 오피스텔 분양사업은 시행사가 토지를 약 1200억원에 사들였지만, 땅값이 0원으로 떨어지더라도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주상복합 분양사업도 토지비가 현재(399억원)보다 350억원 가까이 낮아져야 사업성을 갖춘다.
이 겸임교수는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하지 않는 이유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인데, 정부는 오히려 시장에 대출을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아 금융권의 재무건전성까지 악화될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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