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가자 피란민 보호시설 이미 초과... 환자 받을 병상도 부족”

이스라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의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피란민을 보호하는 시설마저 수용 능력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16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상황 보고서를 통해 “피란민 100만여 명 중 60만 명 정도는 남부 칸 유니스와 국경 지역인 라파 등지에 있고, 이중 40만 명이 UNRWA 대피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40만 명이라는 숫자는 대피소의 공간과 비축한 식수, 식량을 고려할 때 우리 지원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내린 가자지구 북부의 형편은 더욱 열악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중심인 가자시티와 북부 일대에는 피란민 17만 여 명이 UNRWA의 대피소 127곳에 머물고 있다. 일부 학교와 건물을 대피소로 임시로 만들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비축해둔 구호품도 떨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UNRWA는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관문인 라파 지역에 구호품을 모았지만 이 역시 물량이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또한 보고서를 통해 “이곳의 비축량을 따져보면 식수 배급량은 1인당 하루 1L”라며 “1L는 마시는 것뿐 아니라 개인위생 등 모든 필요에 쓰일 물의 양이므로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고 밝혔다. 깨끗한 물을 구하기가 어려워 농업용 물을 식수로 마시고 생활에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감염질환이 퍼질 위험도 크다.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 의료시설이 몰려있는 점도 문제다. UNRWA는 “가자지구에는 병상이 총 3500개 있지만 이 중 2000개가 대피령이 내려진 북부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곳 의료시설에는 부상당한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는 병상이 없어 병원 복도나 야외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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