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선거참패 미봉책, 민심 못읽는 與

한기호 2023. 10. 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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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6일 선거참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임명직 당직자 교체로 서둘러 덮었다.

선거를 주도한 김기현 대표 퇴진론을 당직개편으로 피해간 것이다.

김 대표가 강조한 '통합형 당직개편'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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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사퇴대신 당직자 교체
TK총장에 '도로 영남당' 비판
내년 총선 승리 '비관론' 확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6일 선거참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임명직 당직자 교체로 서둘러 덮었다. 선거를 주도한 김기현 대표 퇴진론을 당직개편으로 피해간 것이다.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수직적 당정관계와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조차 없다. "선거 참패를 반성하고 확 바꿔야 한다"는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미봉책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화상 의원총회를 통해 김기현 2기체제를 출범시켰다.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예지 지명직 최고위원, 함경우 조직부총장(경기 광주시갑 당협위원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윤희석 선임대변인(전 서울 강동구갑 당협위원장),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당직자 7명 인선을 확정했다. 박성민 의원이 내려놓은 전략기획부총장 후임자 인선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번 인선은 기존 친윤(親윤석열)·영남 일색에서 다소 옅어졌다는 평가였지만 선거 실무 총책인 사무총장에 TK인사를 임명해 '구색 맞추기'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유 정책위의장과 김 최고위원은 옛 유승민계 출신으로 분류되며 각각 수도권 지역구, 장애인 여성 청년 비례대표 의원이다. 1970년 이후 출생자(김예지·김성원·유의동·윤희석·함경우)가 발탁된 점을 지도부는 부각시켰지만 '도로 영남당', 친윤 인사의 영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핵관' 이철규 의원의 후임인 이 사무총장은 경북 출신 재선 의원이다. 울산과 대구 지역구인 김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에 공천 실무 핵심까지 영남권 일색이 된 셈이다. 대부분은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원외대변인에서 영전한 윤 선임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경선 캠프, 김기현 당대표 후보 캠프에도 몸담았다. 당 사무처 출신인 함 부총장은 윤 대통령 경선 캠프부터 합류했고, 수도권 재선인 김 원장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특보를 맡았었다.

김 대표가 강조한 '통합형 당직개편'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선 메시지가 '도로 영남당'인가"라며 "영양가 없는 직책에만 수도권 출신을 장식해놨다. 결국 공천을 용산 주도 하에 가겠단 메시지"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말 잘들을 사람을 써서 더욱 용산 친정체제를 강화시켰다. 김 대표가 허수아비라고 볼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인선을 보니 김 대표 체제론 안 되겠단 생각이 들 정도다. 용산도 '일개 구청장 문제'라 생각한 것 같다. 위기 불감증"이라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또 "선대위니 혁신위니 아무리 얘기해봐야 안 통한다. 본질은 용산인데 색동저고리를 입든 회색저고리를 입든 달라지냐"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임시봉합하고 쇄신할 문제가 아니라 지금 확 바꿔야 할 때"라면서 "정치에 관심이 밝은 사람들이야 당 사무총장의 무게감을 알지만 일반 국민들 눈엔 '당대표 정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 스텝이 상당히 꼬일 수밖에 없다"면서 "현 상태론 총선에서 이긴다고 전망하기 어렵고, 이정권의 운명도 총선을 이길수 없다면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임재섭·한기호기자 l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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