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448만명 ‘역대 최대’… “소득 60% 빚 갚는데 써야”

이강진 2023. 10. 16. 19: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곳 이상의 금융 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에 육박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1978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 달했다.

즉 올해 2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들은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60% 이상을 금융 기관에서 받은 대출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의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2분기 말 가계대출 현황
3곳 이상 대출… 전체 차주 22.6%
평균 DSR 61.5%… 상환부담 높아
취약차주 경우 67%까지 치솟아
1인당 대출 잔액 1억2785만원
고금리에 연체율 39개월래 최고
3곳 이상의 금융 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에 육박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이들은 연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부어야 하는 처지로 추정된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한 시민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금융기관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앞을 지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는 448만명으로, 1분기(446만명)보다 2만명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상 표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1978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 달했다.

다중채무자의 2분기 말 기준 전체 대출잔액은 572조4000억원으로, 직전 분기(575조7000억원)보다 3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다중채무자 수는 늘었지만 대출잔액은 줄면서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1억2898만원에서 1억2785만원으로 3개월 새 113만원 감소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1.5%로 분석됐다. DSR이란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즉 올해 2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들은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60% 이상을 금융 기관에서 받은 대출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의미다. 통상 당국과 금융 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2분기 말 기준 1.4%로 1분기(1.3%)보다 0.1%포인트 더 올랐다. 2020년 1분기(1.4%)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 연체율은 지난해 1∼2분기 0.9%에서 3분기 1.0%, 4분기 1.1%, 올해 1분기 1.3% 등 꾸준히 상승해 왔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는 126만명으로 1분기(125만명)보다 1만명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은 6.4%로, 1분기(6.3%)보다 0.1%포인트 늘어 2020년 4분기(6.4%)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컸다.

취약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2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들의 DSR은 평균 67.1%로, 직전 분기(66.9%)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취약차주 중 37.8%(48만명)의 DSR이 70% 이상이었고,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2%(6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2분기 말 기준 39.9%로 추산됐다. DSR 70% 이상 차주 수는 295만명으로 전체의 14.9%에 이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계부채가 너무 많은 상황인 만큼, 이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시 적용되는) DSR 규제의 예외사항을 많이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출이 너무 많기 때문에 (대출을) 줄이는 것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