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하마스 전쟁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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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무력 충돌 위협이 커지는 대만에서도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민간인 대피소, 방공망, 정보전 문제가 대만의 주요 안보 허점으로 지적됐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하마스가 지난 7일 수행한 것과 같은 수천발의 로켓 공격이 대만에 가해질 경우를 상정한 뒤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은 허점 3가지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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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발의 로켓포 기습 공격 상정
대피소·방공망·정보전 문제 지적
이 중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은 민간인 대피소 문제다. 대만 집권 민진당의 왕팅위(王定宇) 의원은 지난 12일 대정부질문에서 국방장관에게 국민 대다수가 자신 주변의 대피소 위치 및 접근 경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만에서는 대피소 정보를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의 QR코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대다수가 이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왕 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위급상황 시 몸을 숨길 대피소를 일일이 주민들에게 지정해주고, 이 정보를 직접 대면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 국민당 산하 국가정책연구원의 제중(揭仲) 부연구위원도 CNA에 “주민들이 지정 대피소로 피하는 훈련을 매년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쐈을 당시 서울시가 경계경보를 오발령하면서 많은 시민이 허둥지둥 대피소를 찾아 헤맸고, 대피소 안내가 부족하고 적절한 대피 훈련이 돼 있지 않다는 문제점이 부각된 바 있다.
대만의 방공망도 안보 허점 중 하나로 지적됐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처럼 수천발의 로켓 공격에는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중 연구위원은 “중국군 역시 대만 서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50∼300㎞의 로켓을 보유하고 있다”며 “로켓 수가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이를 모두 요격하는 것은 어떤 지대공 미사일로도 불가능하고, 대만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MIM-104)과 ‘대만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톈궁 미사일도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만 탐캉대학교 국제문제전략대학원의 린잉위(林穎佑) 교수도 방공망의 한계를 인정하며 “중국군의 포화공격에서 우선순위로 지켜낼 군사 자산을 지정하고 보호한 뒤 이를 재배치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만 정보기관의 ‘정보전 실패’도 예견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만 민방위 민간교육기관 쿠마 아카데미의 호청후이(何澄輝) 대표는 “대만 정보기관이나 정부기관이 중국의 정치·군사·경제 정보를 수집해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이를 활용하는 사례도 아직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린 교수는 정보전의 성공은 정보 ‘습득’이 아닌 정보 ‘해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정보를 몰랐던 것이 아니라 정보가 있었으나 이를 잘못 해석해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본다”며 “대만의 고위 간부들 역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연구를 통해 중국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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