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돋보기] 영천와인 6차 산업화 기로

김영재 2023. 10. 1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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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 영천.

와인 양조장이 재배하는 포도밭을 체험객들이 찾았습니다.

직접 따낸 포도를 손으로 주물러 으깨고 와인을 담아 보는 체험입니다.

와인에 대해 몰랐던 것을 덤으로 배우기도 합니다.

[와인 체험 운영자 : "뚜껑을 살짝 이렇게 (열어) 하시는 분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와인이 될 수는 있지만 약간 산화가 될 수 있습니다. 산소가 너무 많이 들어가도 안되거든요."]

포도 농사에 적합한 기후여서 주산지가 된 영천.

농산물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올린다며 와인산업 육성에 나선 지 15년째입니다.

와인 양조장 16곳이 생겨나며 체험객들로 북적였지만,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주춤한 상태입니다.

[박진환/WE 와이너리 대표 : "초기에는 50% 정도가 포도·딸기로 와인 만들기 체험에 매출을 올렸다면 지금은 10~20% 정도 하면서 부대적으로 음식개발과 와인, 관광상품을 개발해 같이 연계하면서..."]

와인 매출을 끌어올리기도 녹록지 않습니다.

한해 20억 원대의 매출 가운데 70% 이상이 축제장 직판이나 체험객들에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양조장들이 국내외 각종 와인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와인의 고장 영천이란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최봉학/고도리 와이너리 대표 : "와인이 1차 산업 농사만 갖고 되는 게 아니고 2차 가공, 3차 소비자하고 응대할 수 있는 방향까지 설정돼야 하는데 와이너리 혼자 그렇게 하기는 너무나 벅차다."]

2천 헥타르 규모의 포도 재배 면적 가운데 와인 전용 품종은 10헥타르도 되지 않습니다.

양조장들이 자체 재배하는 게 전부인 셈입니다.

나머지는 생과용 포도여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대규모 와인터널이나 상설 전시 판매장 등 영천 와인을 대표할만한 거점의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와인 양조장도 대부분 농가형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이남융/영천시 과수한방과장 : "저희 영천와인의 품질과 기술력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해외 수입 와인에 비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소규모 와이너리의 양조시설을 현대화 및 규모화하고 지역 환경에 적합한 양조용 포도 품종을 개발하고 계약재배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영천이 와인산업을 고집하는 것은 국내 최고의 원료 생산지라는 여건과 더불어 시장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최봉학/고도리 와이너리 대표 : "우리나라 주류 시장에서 전통주가 차지하는 게 1%라고 하는데, 그 1%로만 해도 약 천억 원이라 하거든요. 그러면 우리는 기껏해야 1억에서 10억인데 계속 늘어나면..."]

영천시는 포도와인에 국한하지 않고 복숭아와 사과 등 지역 대표 과일을 원료로 하는 와인산업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와인학교를 운영하면서 배출한 양조와 감별사 과정 수료생이 천 명에 달해 인적 저변이 풍부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오는 주말 11번째로 열리는 와인축제는 과일축제, 한우축제와 연계해 치러집니다.

[최기문/영천시장 : "영천와인은 베를린 와인 트로피를 비롯한 각종 와인 품평회에서 수상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천시는 다양한 과일을 활용해 대한민국 대표 와인을 개발하고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포도의 주산지임을 앞세워 인지도를 높여 온 영천와인.

새로운 활로 찾기가 한창인 가운데 한 단계 더 성장할지 갈림길에 섰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

김영재 기자 (ch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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