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정 관계 주도적 역할"...'용산 출장소' 오명 벗나?
[앵커]
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수직적 당정 관계'가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휴일 긴급 의총에서 4시간 넘는 격론 끝에 당의 변화와 쇄신을 전제로 '재신임장'을 받아 든 김기현 대표.
이튿날 첫 공개회의에서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 재설정'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에 대해 할 말은 하는 여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습니다. 당정대 관계에 있어서 당이 민심을 전달하여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김태우 후보 공천 과정은 물론,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주요 현안마다 여당이 '용산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거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한 발 더 나가 총선 승리를 위한 추가 쇄신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서민 친화형 국정 운영과 상향식 공천, 총선기획단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별도 구성 등을 약속했습니다.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당의 면모를 완전히 바꿔,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겁니다.
하지만 당내에선 비주류를 중심으로 '쇄신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모습입니다.
특히 공천 작업을 진두지휘할 당 사무총장직이 또 영남권 품에 안긴 게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수도권·중도층·2030을 향한 변화 움직임이 '보여주기식'에 그칠 거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전 대표 :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우십니까? 제발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대통령이 직접) 풀어주십시오.]
선거 패배 이후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당정 간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참모들에게 주문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기본 원칙을 얘기한 거라며 확대 해석은 경계했습니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내년 총선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사실상의 '배수진'을 예고했습니다.
당정 관계 근본 변화 없이는 어떤 쇄신안도 미봉책에 그칠 거라는 지적 속, 김기현 체제 '2기'가 '용산 출장소'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정치윤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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