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도, 시신담을 가방도 없다”…유엔조차 가자 떠날 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더이상 인도적 지원 불가 손들어
가자지구 사망자 60%가 여성과 어린이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필리페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는 교살당하고 있다”며 “세계는 인간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는 UNRWA 직원 14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의해 사망했다.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이어 “가자지구에는 이제 시신 담을 가방도 부족하다”며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재앙이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중동이 깊은 구렁텅이에 빠지기 직전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향해 인도주의적 조치를 요청했다. 그는 먼저 하마스를 향해 “인질들을 조건 없이 석방하라”고 촉구했고, 이스라엘에게는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과 지원 인력이 신속하고 방해 없이 가자지구에 접근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가자지구에는 물과 식품, 전기, 의료품 등이 곧 바닥난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병원에는 현재 진통제가 바닥났으며, 다수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식수 부족으로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에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에 인도주의 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유엔과 논의하고 있다. 마이클 헤르조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15일 CNN과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남부에 대규모 인도주의 구역을 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물과 식량, 의약품 등 모든 필수품들을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헤르조그 대사에 따르면 인도주의 구역은 수십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집트는 미국, 이스라엘과 함께 가자지구 남부에 접한 라파 국경을 개방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국경을 열어 미국인들을 대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같은날 라파 국경이 곧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파 국경 재개방 소식이 전해지기 전 라파 국경이 이날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이집트는 미국 국적자를 가장 먼저 수용한 뒤 미국 이중 국적자, 기타 서구 국적자, 유엔 등 구호 활동가, 마지막에는 글로벌 기업 직원의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현재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은 500~600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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