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갑작스러운 변화…입시전형의 ‘마루타’가 되기 싫어요

한겨레 2023. 10. 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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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학교 2학년 선배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고등학교 내신 석차등급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될 예정이나 논의에 따라 선택 '심화수학'이 신설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입시전형 시안은 학생들에게 최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정부 노력의 일환이며 추후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다른 교육 선진국처럼 일관성 있게 유지되지 못하고 시대, 환경 등 여러 이유를 명분으로 수십 차례나 변경되고 갈팡질팡하고 있음에 막상 적용될 학생의 한명으로서 두렵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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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에 참석해 선택형 수능 폐지 및 과목 통합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냐면] 정선우 | 서울여자중 1학년

올해 중학교 2학년 선배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고등학교 내신 석차등급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될 예정이나 논의에 따라 선택 ‘심화수학’이 신설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입시전형 시안은 학생들에게 최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정부 노력의 일환이며 추후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다른 교육 선진국처럼 일관성 있게 유지되지 못하고 시대, 환경 등 여러 이유를 명분으로 수십 차례나 변경되고 갈팡질팡하고 있음에 막상 적용될 학생의 한명으로서 두렵기 그지없다.

게다가 과거 교육역사를 되짚어 볼 때 역대 정부의 교육정책들이 사교육 앞에서는 고육지책에 불과했고 입시제도 변경의 근본 취지를 갉아먹는 각종 부조리가 드러나고 심지어 불법까지 저지르게는 사태를 부모님께 접한 학생으로 ‘마루타’와 같은 실험대상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미래를 위해 꿈을 꾸고 저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꿈을 키우기 위한 또 하나의 장으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자의든 타의든 전 가족이 힘을 모아 몰두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입시 전형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바뀌느냐에 따라 실패라는 쓰디쓴 경험도 맞이하게 된다. 게임 스포츠에서 흔히 말하는 ‘중꺾마’ 즉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간에 꺾이는 마음’으로 변모해 수험생인 학생들의 의지가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필자처럼 입시를 거쳐야 하는 학생들에게 대입전형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도 많은 변화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과연 ‘우리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정책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교육을 통해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교육은 한 평생에 걸쳐 바람직한 인간을 형성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사회와 국가발전의 요소로 기능하게 된다. 그렇기에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마치 정기적 행사인양 다양한 집단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분별하게 악용돼서는 안 된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정책이 바뀔 때마다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을 정도의 혼란 속에 어려움을 겪어서도 안 될뿐더러 맥락도 없이 이리저리 뜯어고치다 과거처럼 국민에게 혼란만 가중시켜서는 더더욱 안 된다. 이제는 대통령이 바뀌면 입시도 바뀌겠거니 하는 부모님들의 체념도 당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리하게 바뀐 교육정책은 교육개혁, 공교육 정상화, 창의적인 인재 양성, 국가경쟁력 강화 등을 모두 헛구호에 그치게 하고 그 폐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변화가 필요할 경우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끔 미래사회에 대비하고 일관성 있는 중장기 교육정책으로 펼쳐 더 이상 입시전형의 마루타가 되는 학생세대가 나오지 않도록 간절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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