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가맹점 갑질·짝퉁 논란' 국감 도마에…"제도 개선 힘쓸 것"

김진희 기자 2023. 10. 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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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현장] "사모펀드의 식품업체 인수, 갑질·폭리 심화"
한기정 "가맹 분야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 검토 중"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가맹점 갑질', '짝퉁' 논란이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 및 수수료 갈등이 다뤄졌다.

이날 국감에는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이종현 KG할리스에프앤비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 협의회장,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 회장 등도 참고인으로 나왔다.

당초 소환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와 외식 프랜차이즈 떡참과 두찜 등을 운영 중인 기영에프앤비의 이기영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의 이동형 대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출석하지 못했다.

특히 이날 사모펀드가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기업을 인수함에 따라 가맹점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영덕(광주 동구남구갑) 의원은 "최근 10년간 국내 주요 외식 가망본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된 사례가 10건 정도로 거의 매년 발생한다"며 "사모펀드는 속성상 단기 경영 목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보니 가맹점을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보면서 갑질이나 폭리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버거킹, BHC를 언급하며 "외식업과 관련해서는 규제나 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최종윤(경기 하남시) 의원 역시 가맹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수수료 문제, 재료비 인상 등의 갈등을 지적했다.

문장헌 버거킹 협의회장은 "글로벌 기업인 버거킹 미국의 경우에는 로열티 광고비를 합쳐 8.5% 정도 되는데 한국 버거킹은 로열티, 광고비, 물류 마진, 물류 배송비를 포함해 17.8% 정도 수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고정비가 높다 보니 가맹점주들의 운영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문 협의회장은 "한 매장의 경우 현재 평균 매출이 9000만원 정도인데 실제적으로 지난달 약 885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많은 가맹점들이 이런 상황을 겪고 있고 폐점 매장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사모펀드의 핵심은 이익 극대화 후 매각하는 것이어서 굉장히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영이나 재무 실적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을 쥐어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보편적으로 차액가맹금 방식을 택하고 있는 부분이 제일 문제"라며 "사모펀드와 가맹사업과 관련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문제, 그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통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왼쪽)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 신발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2023.10.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및 정산 논란도 이슈가 됐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겨익 안양시동안구갑)은 "떡참, 할리스와 같은 사모펀드의 경우 수수료 분담 비용은 0%, 0원"이라며 "정산받는 데도 오래 걸린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가맹 분야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을 검토 중"이라며 "그 제정 내용 중 모바일 상품권 관련해서 어떤 유형의 행위가 위법행위인지를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정리할 계획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모바일 상품과 관련해 가지고는 저희가 가맹사업법 제12조의6에 따라서 이것을 일종의 판촉 행사로 보고 점주 70% 이상의 동의를 받거나 별도의 약정 체결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그렇게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해 100여개의 가맹점 중 퓨처파트너로 선정된 19개 점주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2025년 6월까지만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질의를 받았다.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 회장은 "아디다스코리아의 집단 갱신 거절 발표 후 인기상품과 온라인스토어는 아디다스 직영점만 독식하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차등 공급과 갱신 거절을 철회하고 온라인 스토어를 원상복귀 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는 유독 한국에서만 가맹점 구조조정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유럽에는 멀티 매장만 있고 중국은 브랜드 샵(모노)만 있는데, 한국은 대리점과 멀티브랜드가 동시에 있는 구조여서 이 같은 복잡한 운영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또 "아디다스코리아는 6년 전부터는 시장 점유율이 점점 빠지고 있어 나이키의 절반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본사는 이를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점장들을 배려하면서 구조조정을 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혜련 위원장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병)은 "그 노력으로도 가맹점주들은 힘든 상황"이라며 "구조조정과 관련해 추가 논의해 달라"고 꼬집었다.

중국산 짝퉁제품 논란도 불거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상품을 도용한 중국산 짝퉁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

강 의원은 "블랙야크 패딩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배지부터 경찰 배지까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고 있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기업 브랜드 가치를 추락시키고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레이 장 대표는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거래 전체 양 대비 가품으로 인한 이의제기 건은 0.015%에 불과하다"며 "저희는 한국 소비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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