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반도체 불씨`에 찬물 끼얹은 중동戰

전혜인 2023. 10. 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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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이후 중동 갈등이 확전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수출의 20% 안팎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수요 증가를 이끌 인텔의 핵심 공장이 이스라엘에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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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인텔 핵심공장 위치
확전땐 메모리수요 냉각 가능성
수출 넘어 경제성장 타격줄수도
가자지구로 향하는 포탄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남부 접경지역에서 가자 지구 방면으로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이날 오후 1시까지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이스라엘=AP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이후 중동 갈등이 확전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수출의 20% 안팎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수요 증가를 이끌 인텔의 핵심 공장이 이스라엘에 있어서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수출은 물론 경제 성장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도체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가 우리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월 기준으로 18.2%에 이른다. 1년 전에는 20%를 상회하기도 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하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D램(DDR5 16Gb) 현물 가격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인 지난 11일부터 사흘째 상승세가 멈춰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생산공장이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점에 따른 수요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텔의 CPU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르고, 특히 서버용에서는 90%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와 오리건주, 이스라엘, 아일랜드 등 네 곳에 웨이퍼 팹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오하이오에 추가 팹을 건설 중이다. 이 가운데 인텔의 차세대 CPU 생산 거점인 이스라엘 키랴트가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가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감행한 해안도시 아슈켈톤과 2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인텔은 R&D 핵심인력이 몰린 키랴트카트의 첨단 공정인 '팹28'에서 첨단 CPU를 생산 중이며, 추가로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공정 생산 라인 '팹38'도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인텔의 CPU 신제품 출시로 PC와 서버 교체 수요가 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국내 업계는 기대했었다.

해당 제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후발주자에 속한다.

DDR5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 8월부터 D램 가격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반도체 시장은 얼어붙을 조짐이다. 미국 엔비디아는 15~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AI 콘퍼런스인 'AI 서밋'을 대규모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쟁 발발 사흘째인 지난 9일 참가자들의 안전을 이유로 이를 취소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는 엔비디아 엔지니어가 최근 하마스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력 사업인 분야에서 수요 부진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인텔의 팹38의 생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반도체 섹터는 그대로 식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내다본다며, 그 근거로 반도체 업황의 회복을 꼽은 바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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