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농사에 처음"…'검은 반점' 탄저병에 농가 '망연자실'
[앵커]
농가에선 최근 수확기를 맞은 작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육이 썩는 곰팡이균, 탄저병 때문인데요.
자식처럼 키운 농작물을 스스로 버려야 하는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김영민 기자가 현장취재 했습니다.
[기자]
경남 김해의 한 단감밭.
주황빛으로 익어 있어야 할 감에 검은 반점이 보입니다.
심한 건 아예 전체가 시꺼멓게 변했습니다.
모두 탄저병에 걸려 썩은 겁니다.
출하를 보름 앞둔 농가입니다.
나무에 달린 단감보다 탄저병에 걸려 바닥에 떨어진 것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탄저병은 작은 반점으로 시작해 과일 전체가 썩는 곰팡이병으로 출하를 앞둔 농가에는 치명적입니다.
상품성이 없어 작물을 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대호 / 농민> "탄저병 상황이 70%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쓰지도 못합니다. 이건 납품도 안 되고 버려야 합니다."
인근 또 다른 농가는 아예 올해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수확에 드는 인건비보다 매출이 적다고 판단해섭니다.
<김성구 / 농민> "50년 넘게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긴 건 처음입니다."
사과밭도 상황은 마찬가지.
나무에 매달린 사과마다 검은 반점이 보입니다.
제대로 된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탄저병의 원인은 이상기온으로 추정되는데, 올여름 긴 장마와 폭염으로 탄저병이 확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민 / 경남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10년 평균으로 보더라도 1.5배에서 2배가량 비가 내려서 적기에 방지하지 못한 농가뿐 만아니라 약재방지를 실시한 농가에도 탄저병 피해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상기후에 따른 탄저병은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서 피해 보상도 막막한 상황.
경남도는 탄저병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대상으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ksmar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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