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실패’ 네타냐후, 전쟁 끝나도 ‘정치적 후폭풍’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윤솔 2023. 10. 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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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쌓아 온 '안보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전쟁 직전의 이스라엘 국내 위기 상황도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책임론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적대세력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며 '미스터 시큐리티(안보)'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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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기습 이후 이미지 직격탄”
“충돌 종료되면 사임” 응답 56%
일각 “목표 달성해도 책임 기억”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쌓아 온 ‘안보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혹독한 정치적 후폭풍이 네타냐후 총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마스 기습 이후로 네타냐후 총리의 이미지가 직격타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정보전 실패는 물론 방공망 ‘아이언돔’의 한계까지 드러났다. 네타냐후 전기를 쓴 마잘 무알렘 정치분석가는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의 수호자로 기억되고 싶어 했으나,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의 족적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직전의 이스라엘 국내 위기 상황도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책임론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여론조사기관 다이얼로그가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자 56%는 네타냐후 총리가 ‘무력 충돌이 종료되면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국가 지도부의 실패’라는 데도 전체 응답자의 86%, 여당 지지자 79%가 동의했다.

도합 16년의 임기 동안 네타냐후 총리의 승부수는 언제나 초강경 안보 정책이었다. 그는 2000년대부터 수차례 가자지구 공습을 이끌었고 국제적인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 설립을 강행했다. 이런 정책은 팔레스타인에 서안·가자지구 땅을 내준 것을 탐탁지 않아 했던 시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적대세력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며 ‘미스터 시큐리티(안보)’를 자처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재집권 이후 밀어붙인 ‘사법 정비’와 극우파 인사 기용은 이스라엘을 분열시켰다. 그의 사법부 권한 축소 시도에 반대해 한때 50만명이 거리에 나섰다.
이스라엘군 장비와 병력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 집결지에 모여 있다. AP뉴시스
실각의 원인인 부패 의혹도 복병이 됐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H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자본을 사법 개혁과 자신의 징역 회피에 쏟아부었고, 그 대가는 무너진 국가 안보”라고 미국 뉴스위크에 전했다.

현지 일간 하아레츠는 네타냐후 정권이 군사·경제적 압박으로 하마스를 길들이려 했을 뿐 오랜 기간 하마스의 무력 증강 수준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은 정치적 수세에 놓인 네타냐후에게 피할 수 없는 유혹으로 보인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전 국회의장은 “만약 네타냐후가 하마스 상대로 ‘진짜 승리’를 낸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반면 네타냐후의 전 정치고문인 아비브 부신스키는 “이스라엘이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네타냐후의 (책임을) 기억할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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