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하마스 충돌)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꼈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합동 연차총회 마지막 날인 15일 각국 재무장관들이 “중동에서의 분쟁 확대가 세계 경제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하마스 충돌을 ‘세계 경제의 새로운 구름’이라고 표현하면서 중기 전망이 부진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가 수십년 만에 목격하는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IMF는 이·하마스 충돌로 각국에서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돼 무역 장벽을 높이는 등 경제 블록화 현상이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심각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IMF는 블록화가 강화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7%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남부의 칸 유니스 주민들이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 더미에서 사상자를 찾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하마스 충돌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IMF는 이번 사태가 신(新)중동전쟁으로 확전돼 유가가 10% 상승하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약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등 (이번 사태에 따른) 리스크 범위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시나리오별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하마스 충돌이 장기화하고 이란으로의 분쟁 확산 등으로 전개될 경우 국제유가가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