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항공기·방산 등 韓과 50년 협력...우주 분야로 파트너십 확대할 것”
[IT동아 김동진 기자] 유럽 항공기 제조사이자 방위산업체인 에어버스(Airbus)가 국내에서 50여년간 펼친 사업을 소개하는 한편, 항공우주 분야로 협력을 본격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내에 R&D 센터를 세워 청사진을 뒷받침할 인재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도 내비쳤다.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로익 폭슈홍 에어버스 한국지사 수석대표는 “에어버스와 한국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은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성장과 기술발전을 이끄는 힘이 됐다”며 “향후 에어버스의 목표는 차세대 헬리콥터를 비롯한 방위와 우주 산업 및 공급망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 최고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4년 대한항공 A300B4 기체 주문 이후 50년간 지속된 韓과의 인연
에어버스와 한국의 인연은 1974년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단거리용 광동체(Wide-body·복도가 2개인 통로 구조) 쌍발 여객기인 A300B4를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주문으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의 비유럽권 첫 고객사가 됐다.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로케이 등 한국 항공사들이 에어버스 고객사 리스트에 추가됐다. 현재 150여대의 에어버스 상용 항공기가 국내에서 운항 중이다.
이 기업은 헬리콥터와 방위 및 우주 산업 분야 사업 또한 국내에서 영위하고 있다. 에어버스의 60여대의 민간·군용 헬기 및 30여대의 군용 수송기가 국내에서 운항 중이며, 2019년 대한민국 공군에 첫 인도된 A330 다목적 공중급유기(MRTT)를 비롯해 한국 최초의 다목적 정지궤도 위성(GEO-Kompsat)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설계, 생산하기 시작했다.
에어버스 기체 주요 부품 국내서 생산 중
에어버스가 국내 기업과 차세대 헬기 및 항공우주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은 상호 긴밀한 밸류체인 공유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KAL-ASD) 등이 에어버스의 주요 파트너로, 에어버스 민간 항공기의 주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KAI는 경남 사천 시설에서 A320 단일통로기의 동체 구조물과 윙 패널 어셈블리(Wing Panel Assembly)뿐만 아니라 A330 및 A350 이중통로기를 위한 날개 부품을 생산 중이다.
대한항공 우주사업본부(KAL-ASD)는 1989년부터 에어버스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신 기체인 A320neo와 A330neo에 장착되는 연료 절감형 윙팁 장치인 '샤크렛(Sharklet)'을 생산하고 있다. A330용 동체 스킨 패널과 바닥 어셈블리를 비롯해 A350 복합소재의 화물 도어 등도 제작한다.
로익 폭슈홍 수석대표는 “지구를 날아다니는 에어버스 기체 중 한국에서 만든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기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확장하고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헬기 및 항공우주 분야로 협력 확대 추진
에어버스는 국내 기업과 차세대 헬기 및 항공우주 산업으로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현재 에어버스는 KAI와 함께 한국형 기동헬기(KUH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Light Armed Helicopter),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및 기뢰 제거 소해헬기와 같은 새로운 기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한국의 우주 개발 분야에서도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노리고 있다. 에어버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국내 최초의 다목적 정지궤도 위성(GEO-Kompsat)과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해양관측 위성을 개발했다. 에어버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도 다목적실용위성 6호(Kompsat-6) 및 위성 기반 증강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로익 폭슈홍 에어버스 한국지사 수석대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으로 관광산업 확대가 예상돼 2024년까지 1만9000여대의 추가적인 항공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더 많은 항공기 인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항공기뿐만 아니라 차세대 헬리콥터 공동 개발, 항공우주 분야 기술 공동개발 등 한국의 차세대 핵심 기술 경쟁력 향상과 이를 뒷받침할 인재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한국 내 R&D 센터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건립 계획이 구체화되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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