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시신 훼손·유기한 정유정 "유가족 생각한 일"
"범행 후 스스로 목숨 끊으려 했지만 붙잡혀"
할아버지 "심리검사 요청했지만, 손녀가 거부"
[앵커]
과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이 피해자의 가족을 생각해 실종사건으로 꾸미려고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정유정의 할아버지가 증인으로 출석해 성장 과정과 생활환경을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월 과외 앱으로 만난 피해자를 살해한 정유정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여행용 가방에 담아 버린 거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와 검찰이 이유를 묻자 정 씨는 피해자 가족을 생각해서 한 일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알면 유가족이 못 견딜 것 같았다며 실종사건으로 꾸며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로 생각하게 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정 씨는 또 범행을 마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도중에 잡혔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계획했다면 범행을 은폐할 이유가 없었을 거로 보인다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범행 책임 일부를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피해자를 흉기로 백 차례 넘게 찌른 건 피해자가 자신을 공격했기 때문이라며 범행 당시 맥주를 여러 병 마신 상태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공판에는 정 씨와 함께 산 할아버지가 증인으로 출석해 성장 과정과 생활 환경 등을 진술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지난해 손녀가 물건을 던지는 등 성격이 달라져 구청에 심리검사를 요청했다며 담당자가 2차례 방문했지만, 본인이 거부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공판을 한 차례 더 열고, 정 씨의 최종 입장과 검찰의 구형을 들을 예정입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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