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많은 힘을 보탤게요” 농심신라면배의 ‘끝판왕’ 신진서의 4연패 도전 출사표
“제가 몇 번의 대국을 더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많은 힘을 보태도록 할게요.”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은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4연패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신진서는 16일 중국 베이징의 차이나 월드 서밋 윙 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개막식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한국이 3연속 우승을 했지만, 오랜만에 대면 대국으로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를 것 같다”며 “그래도 온라인 대국을 하던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한국 기사들이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몇 번의 대국을 할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많은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지난 3번의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대국으로 열렸다. 그리고 그 3번의 대회를 모두 한국이 우승했는데, 신진서의 지분은 절대적으로 컸다. 22회 대회 때 마지막 주자로 나서 5연승으로 한국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고, 23회 대회 때도 4연승으로 한국의 2연패를 이끌었다. 그리고 24회 대회 때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을 누르고 3연패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신진서는 중국에서도 경외의 대상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여러 명의 중국 기자들이 신진서에게 다가와 잡지와 부채에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한국 입장에서 신진서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든든하다. 신진서는 “사실 누구나 다 그렇지만, 안 두고 이기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라며 환하게 웃은 뒤 “하지만 난 그런 것을 크게 원하지는 않는다. 설령 내 차례가 와 둔다고 하더라도 부담감을 떨쳐내고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앞에서도 우리 한국 기사들이 힘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을 향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앞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신진서지만, 농심신라면배는 아시안게임과는 다른 느낌의 단체전이다. 아시안게임처럼 5명의 기사가 동시에 대국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 승자 연전 방식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최정예 기사들이 총출동해 자웅을 겨룬다. 매 대국마다 긴장감이 크다.
신진서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고,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일본은 가장 강한 5명이 나왔다. 평소보다 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항상 누가 뽑혀도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다 강하다”라며 중국과 일본의 전력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내 최강자답게 “힘든 상대들이긴 하지만, 한국이 3연속 우승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을 내려놓고 잘 싸워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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