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에 이태원 가면 무개념?…참사 1주기 앞두고 찬반 논란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10. 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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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분위기 감안해 취소 또는 최소화
일부 업체 매장 전면 배치…찬반 논란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가운데 젊은층을 타깃으로 성행하던 ‘핼러윈 마케팅’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유통가와 외식·숙박업계는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핼러윈 이벤트를 아예 취소하거나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업체가 준비중인 할로윈 마케팅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는 핼러윈 관련 의상이나 소품 판매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소비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해마다 공격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왔던 테마파크나 공연·숙박업소 등도 ‘조용한 핼러윈’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불과 1년 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9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져 올해에도 국민적인 추모 분위기가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핼러윈 관련 상품은 일부 판매하더라도 이벤트를 일절 열지 않고 지나갈 예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핼러윈과 연관이 있는 상품을 하나도 팔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예년보다 상품 수를 대폭 축소해 최소한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핼러윈을 건너뛰고 다음달 11일 빼빼로데이에 집중해 마케팅을 한다는 구상이다.

에버랜드·롯데월드 등 대형 테마파크를 비롯해 공연·숙박 업계 역시 핼러윈을 부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벅스 등 식음료 업체들도 핼러윈 전용 상품을 내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하고 어린이날 등 가족 기념일이 몰린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핼러윈이 아니면 고객을 끌어모을 타이밍이 별로 없다”면서도 “추모 분위기에 오해를 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일부 소품가게 등이 진행중인 핼러윈 마케팅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다이소나 아트박스 등은 매장 전면에 호박 모양의 핼러윈 기념품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일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은 핼러윈 코스튬을 내걸고, 외국계 오프라인 업체들도 매장 인테리어를 바꿨다. ‘핼러윈 핵인싸 에디션’ ‘해피 핼러윈’ 등의 문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전사고로 159명이 사망했는데 경각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매년 핼러윈을 맞아 매출이 20~30%가량 오르는 효과를 경험해 마케팅을 멈추기 쉽지 않다는 항변이 나온다. 다이소 관계자는 “매장에 진열하긴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홍보를 하는 등 마케팅 활동은 하지 않고, 상품 수도 40% 정도 줄여서 판매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상품은 실내에 비치하는 인테리어 용품”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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