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위한 '예술의 메카' 대전을 기대하세요"
'찾아가는 공연장', '예술 실험실' 등
예술로 적극 다가가는 방법 고민 중
과학기술 접목 대전콘텐츠 제작할 것
지난 5일 대전예술의전당 앞마당에서 개관 20주년 기념 공연이 열렸다. 축하 일정 첫 무대인 만큼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는데 그 중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연주에 비상한 관심을 모아졌다.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유명 플루티스트의 연주에 AI 피아니스트가 반주자로 나선 색다른 시도였다. 관객들은 신호등 불빛의 이미지와 피아노로 이뤄진 AI 반주자가 연주 시작이 어긋날까, 엇박자를 내지 않을까 숨죽이며 감상했다.
AI 피아노는 KAIST 남주한 교수팀의 연구물로 연주자와 AI의 조합은 조만간 미래의 일상적 공연 모습이라고 예상하기에 충분했다.
대전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4월 취임한 김덕규 관장은 AI 반주자에 대해 "대전은 첨단 과학의 수도이고 AI와 더불어 살고 있는 만큼 대전의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며 "아트와 과학이 접목된 아티언스를 미래 가치 콘텐츠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산하 예술단 대전청소년 합창단 상임 지휘자 12년, 대학 교수 28년 경력의 김 신임관장은 그 누구보다 대전예당의 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 손꼽힌다.
-대전예당이 그동안 지역사회에 어떠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대전 예술의 수준은 예당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갈립니다. 대전예당을 통해 공연은 물론, 아카데미 강좌 등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게됐습니다. 특히 미술관, 수목원과 함께 주변이 문화 벨트화 하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대전 콘텐츠는 지금까지 많이 시도했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전예당에서 그동안 대전만의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전통이나 과학을 무리하게 짜깁기한 어설픈 접근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는 떨어진다고 느껴진거죠. 하지만 로컬의 문화가 세계적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대전만의 작품을 제작해 볼 생각입니다."
-대전의 과학 인프라를 어떻게 예술 작품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대전예당은 과학과 예술이 접목된 작품을 위한 랩(실험실)이 될 것입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미래세대가 관객이 되는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입니다. 대전 주요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더욱 많은 분에게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대전예당을 누구보다 많이 경험하셨습니다. 20년이 지나 시설 보완이 필요할텐데 대전예당은 어떤 상태인가요.
"합창단이 연습실에서는 참 잘했는데, 정작 무대에서는 돋보이지 않아 속상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다목적 홀이라고는 하지만 클래식 음악, 공연 예술 모두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지휘자 시절, 만일 관장이 되면 바꾸고 싶었던 부분이 많았는데, 음향은 워낙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어서 알면서 놓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허용된 범위 내에서 꾸준히 보수하고, 여러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수습할 예정입니다."
-대전시가 중구에 클래식 전용홀을 계획하고 있는데, 연주 전용홀이 생긴다면 오히려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요.
"만일 클래식 음악전용홀이 생긴다면 대전예당은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 보다 규모 있는 종합 예술 파트에 특성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타당성 조사 중인데, 이를 대비한 중장기 발전 계획도 함께 수립해야 합니다."
-내년에는 관장님의 기획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건가요. '이것은 꼭!' 하고 싶은 계획이 있는지요.
"대전만의 콘텐츠 만들기 일환으로 대전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연주가와 지역의 연주가, 전국의 청년을 함께 네트워킹해 대전을 '예술의 메카'로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세계적 연주가의 연주회, 미래세대를 발굴하는 콩쿠르, 각종 공연 예술에 관한 세미나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대전예당은 20년간 쌓아 온 공연 예술적 자산도 상당할 텐데요.
"지금까지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공연장에서 각종 공연을 선보였지만 이제는 '찾아가는 공연장'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제 수탈의 암울한 역사를 혁신적 아이디어로 재탄생한 인동의 헤레디움, 대덕특구의 오디토리엄 등 문화공간에 대전예당의 인기 프로그램을 채워 넣는 시도를 해보려고합 합니다."
김덕규 관장은
공주 사대부고를 졸업하고 목원대학교 음악교육과 학사, 동 대학원 음악학 석사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5년부터 중부대학교 교수로 재직했고, 최근 명예퇴직했다.
대전여성합창단, 캐나다 밴쿠버 챔버 합창단, 국제합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예술위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펠라 합창단의 지휘자를 역임하는 등 합창 분야에 남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대전시 산하 예술단인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및 상임 지휘자로 12년간 활동했다.
김 관장은 그동안의 이력과 관련, "시와 음악이 함께하는 합창 연주는 단원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고, 대학에서는 예술대, 체육대 통합의 시기에 학장을 맡으며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금 보호 한도 '5000만→1억' 상향… 여야 6개 민생법안 처리 합의 - 대전일보
- '세계 최대 규모'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3.6㎞ 전 구간 개방 - 대전일보
- 안철수 "尹 임기 넘기면 더 심한 특검… DJ·YS 아들도 다 감옥" - 대전일보
- 약발 안 드는 부동산 대책…지방은 '무용론' 아우성 - 대전일보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안한다 - 대전일보
-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상 첫 9만 달러 돌파 - 대전일보
- "요즘 음식점·카페, 이용하기 난감하네" 일상 곳곳 고령자 배려 부족 - 대전일보
- "방축천서 악취 난다"…세종시, 부유물질 제거 등 총력 - 대전일보
- 나경원 "탄핵 경험한 사람으로 말하건대 난파 위기 배 흔들면 안돼" - 대전일보
- '이응패스' 편리해진다…내달 1일부터 휴대전화로 이용 가능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