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0.5초에 담긴 비밀 `情動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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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철학자 브라이언 마수미는 책에서 이런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한다.
그의 뇌파 실험에 따르면 자극을 받은 몸에서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행동 사이에는 0.5초라는 틈이 있다.
인간이 대상을 인지하기 0.5초 전 발생하는 신체의 반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마수미의 개념은 '아날로그 = 실재', '디지털 = 가상'이라는 통상적 이분법을 넘어 디지털 사회를 정동적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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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0.5초는 지각 가능한 최소 시간이다. 이 시간의 자극은 몸과 의식 사이에서 공명한다. 자극은 내부로 들어갈 수 없으며, 들어가기 전에 이미 신체가 파동을 흡수한다. 주목할 것은 0.5초 동안 벌어진 사건이다. 0.5초 동안 우리는 다양한 가능성에 노출된다. 따라서 0.5초는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가득 차 있는 시간이다."(본문 중)
캐나다의 철학자 브라이언 마수미는 책에서 이런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한다. 그의 뇌파 실험에 따르면 자극을 받은 몸에서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행동 사이에는 0.5초라는 틈이 있다. '0.5초'의 시간은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니다.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반응들로 차 있다. 이를 통해 행동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이 과정의 초기 단계가 '정동'(情動, affect)이다. 마수미는 스피노자, 질 들뢰즈의 철학적 유산인 '정동' 개념을 21세기에 걸맞게 확장하고 발전시켰다.
마수미에 있어 '정동'은 사건을 만들고 사건과 존재가 마주치게 하는 일종의 움직임이다. '정동'은 특정 기억과 감각을 구체화한 표현인 '정서'와 달리 유동적이다. 이 때문에 '정동'은 예측 불가능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래서 '정동'은 권력에 저항하는 힘이 될 수도, 미디어를 통한 권력의 통제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은 '가상', '사건' , '마주침', '아날로그' 등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마수미의 정동 이론을 살펴본다. 인공지능, 가상현실을 비롯한 21세기 기술이 탄생시킨 여러 현상을 정동 이론을 통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이 대상을 인지하기 0.5초 전 발생하는 신체의 반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마수미의 개념은 '아날로그 = 실재', '디지털 = 가상'이라는 통상적 이분법을 넘어 디지털 사회를 정동적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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