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설계·시공·감리업체 선정권한, `분리`가 맞다"

"검단 아파트 입주지체 보상금 '선지급' 검토…GS건설에 구상권"

"전관 문제와 관련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판단한다. 설계, 시공, 감리 등을 조달청 등 전문 기관에 이첩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관 문제로부터 좀 자유롭지 않을까…(생각한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한준 LH 사장은 부실 공사 사태로 드러난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LH의 권한을 분리하는 게 맞고, 이를 위해 현재 정부 협의 등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계약 시 퇴직자 명단 징구 의무를 신설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이행치 않는다는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의 지적에 이 사장은 "전관 개개인에 대한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에 해당한다"며 "퇴직자 관리 부분과 전관들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잘못도 역시 크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 회사가 제한돼 있다 보니 맹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LH의 인력 감축 등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 사장은 LH의 부실시공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과거에도 어떤 사건이 있으면 혁신안을 만들었고 주요 내용은 조직 축소, 인력 축소로 계속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인력 축소, 조직 축소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여된 소임에 적합한 업무를 충실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이 어느 정도는 담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하 주차장 붕괴와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전면 재시공되는 인천 검단 아파트의 입주 지체 보상금과 관련 질문도 나왔다. 검단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으로 입주 날짜가 올해 말에서 2028년 말로 5년 연기된 데 따라 LH는 입주민에게 입주 지체 보상금을, GS건설은 주거비 지원과 중도금 대위 변제를 각각 제공해야 한다.

이 사장은 관련 질문에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입주자의 고통을 감안해 선지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입주 지체 보상금의 지급 방식을 묻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질의에는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보상을 해야 하고, LH 역시 GS건설의 부실시공으로 보상을 했기 때문에 GS건설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GS건설이 부담해야 할 주거 지원비에 대해서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GS건설의 중도금 대위 변제와 관련해서는 "논의는 하고 있는데 결론은 낸 적이 없다"며 "내일이나 모레쯤 국토교통부에서 회의한 결과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그것을 관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국감에서 김정재 의원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에게 "GS건설과 LH간의 협의가 아직까지 잘 되지않아 입주예정자 보상 등이 지체되고 있다. 16일 LH 국감 전까지 GS건설은 합리적 보상안을 마련해 오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