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장 "설계 · 시공 · 감리업체 선정권한, 조달청 등에 넘겨야"

▲ 이한준 LH 사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오늘(16일) 부실 공사 사태로 드러난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설계, 시공, 감리 등 업체의 선정 권한을 LH에서 분리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관 문제와 관련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제도적으로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설계, 시공, 감리 등을 조달청 등 전문 기관에 이첩하면 LH가 전관 문제로부터 좀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측면에서 현재 (정부 협의 등)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장은 '계약 시 퇴직자 명단 징구 의무를 신설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의 지적에는 "전관 개개인에 대한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퇴직자 관리 부분과 전관들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잘못도 역시 크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 회사가 제한돼 있다 보니 맹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허 의원으로부터 "핑계 대지 말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사장은 LH의 인력 감축 등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표했습니다.

이 사장은 LH의 부실시공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과거에도 어떤 사건이 있으면 혁신안을 만들었고 주요 내용은 조직 축소, 인력 축소로 계속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인력 축소, 조직 축소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여된 소임에 적합한 업무를 충실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이 어느 정도는 담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누적된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민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한 시안도 몇 개 만들었지만. 아직 확정을 못 하고 서로 깊게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임기응변식으로, 한순간만을 모면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나 인력 감축의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게 고민해서 별도 보고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지하 주차장 붕괴와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전면 재시공되는 인천 검단 아파트의 입주 지체 보상금과 관련해서는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입주자의 고통을 감안해 선지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장은 입주 지체 보상금의 지급 방식을 묻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질의에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보상을 해야 하고, LH 역시 GS건설의 부실시공으로 보상을 했기 때문에 GS건설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검단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으로 입주 날짜가 올해 말에서 2028년 말로 5년 연기된 데 따라 LH는 입주민에게 입주 지체 보상금을, GS건설은 주거비 지원과 중도금 대위 변제를 각각 제공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GS건설이 부담해야 할 주거 지원비에 대해서는 "광주 화정 붕괴 사고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GS건설의 중도금 대위 변제와 관련해서는 "논의는 하고 있는데 결론은 낸 적이 없다"며 "내일이나 모레쯤 국토교통부에서 회의한 결과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그것을 관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