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파업에 생산 차질 우려…“쏘렌토 받으려면 1년 기다려야”

구현주 기자 2023. 10. 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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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양측에서 양보할 가능성 적어 합의 쉽지 않아”
소비자, 스포티지 등 인기 SUV 출고 대기 더 길어질 듯
기아 노조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파업에 나선다. 사진은 기아 경기도 광명공장 전경./기아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기아가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향후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지금도 쏘렌토 등 인기 차종은 출고 대기시간이 1년에 달해 차량을 기다리는 소비자만 애를 태우고 있다.

1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익일 파업을 시작한다. 17∼19일 각각 8시간, 20일에는 12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기아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기아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교섭을 몇 차례 실시했으나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고용세습’ 조항 삭제이나 정년 연장 등 문제도 걸려 있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기아 단체협약 27조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한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고용세습 조항을 불법으로 보면서 시정명령을 내렸고 이에 현대차 노조도 2018년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단체협약에서 삭제했다.

사측은 이 조항에 대해 삭제를 주장하며, 노조 측에서는 해당 조항 삭제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급·격려금 등도 문제다.

이미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성과급‧격려금 400%+1050만원 지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받아내, 기아 노조도 눈높이가 높아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고용세습 조합은 협상 결렬의 표면적인 이유이며 이면에는 현대차 노조와 형평성이나 정년 보장 등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며 “지난 2021년, 2022년과 달리 사측에서 양보할 가능성도 적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 대기시간이 1년에 달한다. 사진은 기아 더 뉴 쏘렌토./기아

부분 파업일지라도 기아는 절반 이상 물량을 국내에서 만들기에, 향후 생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생산물량 56%가 국내공장에서 생산됐다.

또한 이미 기아 인기 차종은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라 향후 파업과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그 파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 대기시간이 1년에 달한다.

준준형 SUV 스포티지도 출고 대기시간이 5개월로 짧지 않다. 경차 레이 EV(전기차)도 출고 시간이 4~5개월로 반년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노조와 추가 협상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인기 차종 출고 대시기간은 부품 등 수급이나 수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기아노조 관계자 입장도 듣고자 수차례 시도했으나  16일 저녁까지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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