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파업에 생산 차질 우려…“쏘렌토 받으려면 1년 기다려야”
소비자, 스포티지 등 인기 SUV 출고 대기 더 길어질 듯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기아가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향후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지금도 쏘렌토 등 인기 차종은 출고 대기시간이 1년에 달해 차량을 기다리는 소비자만 애를 태우고 있다.
1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익일 파업을 시작한다. 17∼19일 각각 8시간, 20일에는 12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기아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기아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교섭을 몇 차례 실시했으나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고용세습’ 조항 삭제이나 정년 연장 등 문제도 걸려 있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기아 단체협약 27조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한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고용세습 조항을 불법으로 보면서 시정명령을 내렸고 이에 현대차 노조도 2018년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단체협약에서 삭제했다.
사측은 이 조항에 대해 삭제를 주장하며, 노조 측에서는 해당 조항 삭제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급·격려금 등도 문제다.
이미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성과급‧격려금 400%+1050만원 지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받아내, 기아 노조도 눈높이가 높아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고용세습 조합은 협상 결렬의 표면적인 이유이며 이면에는 현대차 노조와 형평성이나 정년 보장 등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며 “지난 2021년, 2022년과 달리 사측에서 양보할 가능성도 적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분 파업일지라도 기아는 절반 이상 물량을 국내에서 만들기에, 향후 생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생산물량 56%가 국내공장에서 생산됐다.
또한 이미 기아 인기 차종은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라 향후 파업과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그 파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 대기시간이 1년에 달한다.
준준형 SUV 스포티지도 출고 대기시간이 5개월로 짧지 않다. 경차 레이 EV(전기차)도 출고 시간이 4~5개월로 반년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노조와 추가 협상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인기 차종 출고 대시기간은 부품 등 수급이나 수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기아노조 관계자 입장도 듣고자 수차례 시도했으나 16일 저녁까지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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