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캠페인, 그거 아니야”…기업 경영 좌우하는 ‘연중자문’ 솔루션
한시적 자문 넘어 ‘연중자문’ 강조
국내서 생소한 ‘이사회 평가’ 제안
“연중 자문 시 주총 결과값 긍정적”
정성엽 머로우소달리코리아 대표는 지난 13일 매경닷컴과 만나 “주총을 앞두고 (주총 캠페인) 자문계약을 맺는 기업들이 많은데 연중에 주주 분석 등의 자문을 받으면 훨씬 유기적으로 좋은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주주 분석의 중요성에 힘을 실었다. 주주 분석을 거쳐 안건 상정 이전 단계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내용을 추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안 좋은 안건을 상정하고 그것을 갖고 주주들이 반대하는데도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작업”이라며 “리소스 투입 대비 피드백이 좋게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해외 기관투자자일 경우 펀드 담당자를 찾는 일부터 만만치 않다. 펀드 운용 업무 담당자가 다른 해외 지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어느 지사의 누가 담당자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크레딧스위스와 같이 IR 활동에 대응하지 않고 의결권에도 관심 없는 곳도 미리 분류해야 한다. 굳이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기관에 역량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정 대표는 “단순하게 외국인 지분이 줄어든다고 해서 영향력이 축소됐다고 보면 안 된다”며 “크레딧스위스처럼 브로커 포지션인 경우에는 지분이 줄었어도 외국인 지분의 중요도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머로우소달리 연중 자문 서비스로는 ▲주주판명조사(SID) ▲이사회 평가 ▲주주 인게이지먼트 ▲주총 캠페인 등이 있다.
머로우소달리는 SID 솔루션을 통해 집합투자기구를 활용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주주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 대표는 “자산운용사 블랙락은 주총 안건에 관한 의사결정을 영국 본사가 아닌 싱가포르 지사에서 맡는다”며 “그런데 주총을 앞두고 블랙락 본사가 있는 유럽에 가게 되면 리소스가 낭비되는데 머로우소달리가 그런 문제들을 돕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사 선임 안건이 있을 때마다 어떤 이사가 어떤 역량을 갖고 있고 회사의 경영 방향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내용이 담기면 주주들이 볼 때 ‘이래서 회사에 필요하구나’ 공감할 수 있다”며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연중에 진행되면 주총 결과값이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 인게이지먼트 자문도 머로우소달리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국내에서는 IR 활동이 투자자들에게 실적과 전망을 설명하는 활동에 국한돼 있다. 비재무정보에 관한 소통을 기대하는 기관투자자들과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연중에 주주들을 만나고 평상시에 회사쪽 진행 상황이 공유돼 있어야 ISS, 글래스루이스의 의결권 보고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판단할 수 있는 추가 요인이 생긴다”며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ISS, 글래스루이스 보고서가 영향력이 큰 이유는 기업들이 해외 의결권 담당자를 잘 모르고 영문자료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머로우소달리는 스튜어드십 담당자와 소통하도록 면담을 주선한다. 면담 주제 설정부터 참고자료 검토,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주총 캠페인 자문은 머로우소달리 대표 솔루션이다. 머로우소달리는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SK텔레콤, KT, 4대 금융지주 등의 주총 캠페인을 수행했다. 금호석유화학, SM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벌어졌던 위임장 경쟁 당시에도 자문을 제공했다.
정 대표는 연중 자문을 통해 소액 주주나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액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지배구조 문제점을 주로 제기하는데 머로우소달리는 지배구조 문제를 분석해 자문하기도 한다”며 “행동주의가 기업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한 이후 문제를 파악해 후속 대응하고 계획을 짜게 되면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미리 문제를 파악해 개선하면 행동주의가 들어올 여지를 축소할 수 있고 사전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주총 캠페인 자문을 이용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연중 자문의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주총 캠페인에 국한된 일부 솔루션뿐만 아니라 연중 자문계약 체결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머로우소달리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인력풀이다. 머로우소달리는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 대표는 “다른 회사도 ISS나 글래스루이스 출신이 있지만 저희는 그중에서도 한국 분석을 담당했던 애널리스트가 직원으로 있어서 더 정확한 자문이 가능하다”며 “인적 구성과 관련해서는 한국법인이 매우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사 기관 중 법인 형태로 진출한 곳은 머로우소달리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머로우소달리의 다른 해외 지사와 달리 기업 고객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여서다.
정 대표는 “다른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기업과 행동주의 펀드를 가리지 않는데 기업 자문을 하면 가장 민감한 주주명부를 토대로 분석하게 된다”며 “올해는 기업을 자문하다 내년에 행동주의 쪽에서 기업을 공격하면 자문기관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꺼려질 수밖에 없는데 머로우소달리는 기업들 대상으로만 하기 때문에 신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국내 시장에서 머로우소달리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정 대표는 “머로우소달리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많은 기업들이 머로우소달리 이름을 접한 경우가 적어서 머로우소달리 하면 누구나 시장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이슈가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인지도를 올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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