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 ESG 채권 신규상장 이어지는데…거래는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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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이 상장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유통 강도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E'에 해당하는 녹색채권 거래가 대폭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엔 그린본드(녹색채권) 위주로 시장 관심이 형성됐으나 지금은 사회적채권으로 시선이 옮겨간 모습"이라며 "대부분 공기업이나 은행 같은 금융사 등을 중심으로 발행·거래·보유가 이뤄지고 있어 전체 시장으로 확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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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길어지며 녹색채권 부진
사회적채권은 거래량 늘었지만 공기업 ·금융사 중심 위주로 제한
16일 한국거래소 ESG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체 SRI채권(ESG채권) 거래대금은 모두 15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675억원)보다 5.43% 감소한 수치다. 발행기관이 53곳에서 97곳으로, 종목 수는 71개에서161개로 증가했으나 거래 규모는 오히려 작아진 셈이다.
사회적채권과 지속가능채권 거래대금이 2021년 각각 280억원, 303억원에서 올해는 325억원, 350억원으로 증가한 것과 달리, 녹색채권은 1140억원에서 908억원으로 20% 넘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하반기만 봐도 거래대금은 7월(245억원), 8월(186억원), 9월(170억원) 줄곧 감소 추세다. 이달엔 지난 13일 기준 59억원에 그쳤다.
SRI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사회적 이득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사회적·지속가능채권으로 나뉜다. 비교적 자금 활용 범위가 넓은 지속가능연계채권(SLB)도 포함된다.
지난해 내내 이어졌던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금리인하 예상이 나오면서 형성된 기대감이 상반기 유통시장에 동력을 제공했지만 긴축 장기화 신호가 감지되면서 이 재료가 힘을 잃은 결과로 분석된다. 중간 매도로 자본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들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보유채권을 묵히려고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엔 그린본드(녹색채권) 위주로 시장 관심이 형성됐으나 지금은 사회적채권으로 시선이 옮겨간 모습"이라며 "대부분 공기업이나 은행 같은 금융사 등을 중심으로 발행·거래·보유가 이뤄지고 있어 전체 시장으로 확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장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1월 1조6452억원에 불과했던 SRI채권 신규상장금액은 7월 6조5473억원, 8월 7조6419억원으로 올라섰고, 9월(7조9710억원)엔 5배 가까이 불어났다. 연간으로 봐도 3·4분기 말까지 60조7249억원으로, 전년동기(48조569억원) 대비 26.36% 확대됐다.
유럽연합(EU) 주도로 녹색금융이 확산하고 있고, 국내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을 받아 정착하고 있는 단계다. 발행과정이 일반 신용채 대비 까다롭지만 정책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동시에 기후변화 저지 등을 지원한다는 포만감도 취할 수 있단 이점이 있다.
상장 수수료 면제 연장도 힘을 실었다. 한국거래소는 SRI채권 상장 수수료와 연 부과금 면제기간을 오는 2025년 6월 14일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ESG채권 발행이 대폭 확대되기는 쉽지 않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통적 ESG채권은 조달자금 사용을 적격 프로젝트로 국한한다”며 “그린워싱 방지 장치지만 취지에 어긋나면 인증이 어려워 시장 참여를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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