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이어 '소통' 주문한 尹…용산발 쇄신 향배에 쏠리는 시선(종합)
尹 "국민·현장·당정 소통 강화" 메시지…대통령실·내각 인적개편 앞당겨질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곽민서 기자 = 집권 여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일성으로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던 윤석열 대통령이 소통을 중심으로 '용산발 쇄신'을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주요 임명직 당직자들의 사퇴를 비롯한 인적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김기현 대표가 이른바 '당-대'(여당과 대통령실) 관계 변화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민심을 다시 품을 방안을 놓고 윤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6일 공개 일정 없이 통상 업무를 보면서 국정 운영 방안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에는 용산 분수정원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다시 대통령실 청사로 돌아와 총리 주례회동을 하는 등 내부 일정을 잇달아 소화하면서 현안을 점검했다.
이달 중순 예정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방한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속에서 연기되면서 관련 일정이 취소된 여파이긴 하지만, 대통령실은 별도 일정을 채워 넣지 않았다고 한다.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예상보다 큰 격차로 패한 점을 윤 대통령과 참모들 모두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윤 대통령이 주문한 '변화'는 여당에서 주도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패인 분석과 쇄신 방안 모색 작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 소통과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참모진에게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난 13일 참모들과 만남에서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밝힌 데 이어 '소통'을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인 내부쇄신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보선에서 드러난 수도권 민심을 고리로 당이 요구한 대통령실과의 '건강한 관계 재정립'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당정 소통 강화'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국민 소통 방식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국민 직접 소통에 적극적이었다. 현재는 국무회의 생중계 등을 통한 메시지 발신에 주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용산 분수정원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것 자체가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청사 바깥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한 것 자체가 소통 방식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변화를 주문하며 "차분하게 지혜롭게"를 강조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기현 2기 체제'의 평가와 관련해선 일단 쇄신의 결과물을 차분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안 없이 체제를 무조건 흔들고 바꾸는 것은 지혜롭지 않은 방향"이라며 "변화와 쇄신이 혼란의 지속으로 이어지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면 전환용' 인사는 하지 않는다는 게 윤 대통령의 신념이지만 이번 보선 참패, 총선 준비 일정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교체가 더 서둘러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 달 7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나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등을 필두로 총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참모진의 연쇄 사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현직 장관들의 출마를 위한 행보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 경우 대통령 참모진과 내각이 자연스럽게 개편될 수밖에 없는데, 일부에서는 개각 역시 중폭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성가족부에 대해선 국정감사를 감안해 당분간 김현숙 장관 체제로 운영한 뒤 차관 대행으로 갈지, 새 장관을 지명할지 정확한 방향을 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내각 개편의 '키워드'가 무엇일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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