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60%는 여성과 어린이”…시신 보관실도 부족
[앵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기가 숨졌습니다.
손주의 주검을 품에 안은 할머니는 차마 떠나 보내지 못합니다.
자식의 시신을 품에 안은 아버지.
이제 더 이상 흘릴 눈물도 남아있지 않은 듯 합니다.
부상의 고통으로 울부짖는 어린이들.
붕대로 겨우 상처를 감쌌을 뿐 변변한 약 조차 없습니다.
전쟁의 참화가 빚어낸 말 그대로 생지옥입니다.
양측 사망자가 4천 명을 넘어섰고, 특히 이렇게 어린이와 여성의 피해가 큽니다.
가자 지구내에는 시신을 둘 장소가 부족해 냉동차량에 보관할 정돕니다.
또 2천 여명의 환자들이 대피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열흘째 계속되는 공습에 사상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2천 6백여 명, 이스라엘에서 천 5백여 명 등 모두 4천 백여 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지에선 시신을 둘 곳이 부족해 아이스크림 냉동 트럭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야세르 알리/가자지구 병원 의사 : "시신의 수가 병원 영안실과 임시로 만든 영안실 정원을 넘어 천막에도 20~30구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주 발생한 가자지구 사망자의 60%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미국 CNN방송 등에 전했습니다.
지상전이 임박하면서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가자 지구 주민 백만 명 이상이 남쪽으로 피란길에 올랐지만 이동이 어려운 환자와 노인, 임신부 등은 여전히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메라 카사브/가자지구 주민 : "조국과 집과 내 아이들을 떠나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산가족이 돼 슬픔과 가난 속에 살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나는 죽을 때까지 여기 있을 겁니다."]
특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부상자들이 대피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자지구 병원 22곳에서 환자 2천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들에게 대피명령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밝혔습니다.
[후삼 아부 사피야/가자지구 병원 의사 : "병원에서 대피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 아이들을 어디로 대피시켜야 할까요? 이 아이들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해 옮길 수 없습니다."]
인도적 우려가 커지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물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식량과 연료 등은 여전히 차단된 상태입니다.
KBS 뉴스 이병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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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기자 (bd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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