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력 대체 가시권… 5~10년 뒤 지적 노동 자동화 시작" [미리 보는 AI월드 2023]
"인간언어 이해한 생성형AI 덕분
공장 자동화로 생산성 혁신하듯 지적 노동 대량생산 가능해질 것
토종 AI 자체기술 기반 수출 필수"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기공학부 교수(사진)는 16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AI가 지적·인지노동을 본격적으로 대체할 시점을 약 5~10년 후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AI 기업들도 '한국어 특화'뿐 아니라 자체 기술·사업모델(BM)을 통한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생성형 AI, 화이트칼라 노동전환 트리거"
김 교수는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주최로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되는 AI월드 2023에서 '생성형 AI: 인지노동 자동화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을 한다. 김 교수가 말하는 인지노동은 단순 반복업무 위주인 제조업을 넘어 기존 인력을 대체하기 힘들었던 지적 서비스 영역 등을 일컫는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는 지난 10년간의 인식형 AI가 풀지 못했던 '인간 언어 이해' '창조 능력'을 해결했다"며 "학습데이터를 재조합만 하는 것이 아니고 통계학적 추론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인지노동의 자동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50년간 다양한 노력에도 오피스 노동의 생산성은 늘지 않았지만 생성형 AI는 짧은 시간에 지적 결과물을 대량으로 생성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제조업 자동화로 이뤄진 '블루칼라' 노동 대체가 이번엔 '화이트칼라'로까지 번질 것으로 예상했다.
AI가 지적 노동을 실질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약 5~10년 후로 내다봤다. 지금까지의 '인터넷 대전환기'에 비춰 볼 때 인류가 새로운 기술에 완전히 정착하고 적응하는 데까지는 이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그는 "웹브라우저는 1990년대경 등장했지만 이게 소비자 경험으로 이어지고 일상 속으로 본격 침투하는 데까지는 5~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연구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쇼핑, 여행, 금융관리 등의 욕구가 표출되면서 상상 속에 있던 애플리케이션 등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소비자들이 체험할 만한 수준의 AI가 등장했다"며 "이에 따른 새로운 기업들이 나올 것이며 그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효과를 볼 때까진 5~10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AI가 지적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어떤 분야에서든 '슈퍼스타 경제시스템'이 도래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김 교수는 "젊은이들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트랙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내가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하든 그 분야에서 상위 10% 정도로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밑의 수준은 AI가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토종 AI, 한국어 특화만으론 부족"
김 교수는 토종 생성형 AI가 자체 기술·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플랫폼·기술 수출을 지향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한국어 특화'만으로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진단이다.
김 교수는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사업모델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가장 먼저 실시하고 성공적으로 검증한 모델들을 따라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성형 AI의 특징은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한국어 능력이 빅테크 대비 10~20%가량 더 좋다고 해도, 빅테크에 더 좋은 부가가치가 있다면 국내 플랫폼에는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빅테크의 시장 장악 우려에 대해 김 교수는 "지금 빅테크의 AI 시장 장악 능력은 앞으로 더 늘 수도,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언어장벽이 무너지고 기술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더 장악할 수 있는 반면, 생성형 AI 트렌드 중 하나인 '오픈 소스'로 다양한 AI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빅테크가 일정 부분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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