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절감?… 고급화 지우는 재개발조합

박순원 2023. 10. 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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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건설사가 제시한 고급화 설계를 거부하고 아파트 설계와 마감재 품질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분양가를 높여도 아파트 마감재 품질을 올리면 시장이 분양물량을 소화해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현재 부동산 경기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상황이라 조합들도 공사비를 낮추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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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앤드 대신 일반 브랜드 적용
단지내 대형 워터파크 제외 논의
마루·주방 등 마감재 등급 낮춰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디지털타임스 DB>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건설사가 제시한 고급화 설계를 거부하고 아파트 설계와 마감재 품질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공사비를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를 고급화해 분양가가 뛰더라도 시장이 물량을 받아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인식이 바뀌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 재건축'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대신 일반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로 입찰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단지 홍보를 진행하면서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적으로는 힐스테이트로 브랜드를 변경하기로 했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와 설계가 디에이치를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송파구 문정로 일원 4만5808㎡에 지상 최고 34층, 12개동, 1068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짓는 것으로 전체 공사비는 5000억원에 이르는 사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 위해선 조합이 공사비와 마감재 조건을 맞춰줘야 하는데, 대부분 조합이 고급화 설계보단 공사비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대구·울산 지방 등 재개발 조합도 공사비를 높이는 조건으로라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달라 요구해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런 경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산 재개발 대어로 불리는 해운대구 우동3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선 최근 아파트 설계 수준을 하향시키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우동3구역 재개발 단지 내에 대형 워터파크를 조성하는 설계로 시공권을 따냈는데, 최근 조합 내에서 워터파크를 빼자는 논의가 있었던 것이다.

우동3구역 조합원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사례로 봤을 때 아파트 내에 수영장·워터파크 등을 조성할 경우 공사비나 운영비 지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왔다"며 "기존에는 아파트를 비싼 금액에 지어도 분양가를 높이면 분담금 문제가 해결 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부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공사비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조합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 내에서도 최근 공사비 인하 요구가 있었다. 삼성물산·DL이앤씨 시공단은 지난 5월 조합원 특화품목을 반영해 3.3㎡(평)당 공사비를 859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제시했는데, 조합은 공사비를 인하해야 한다고 맞서 지난달 3.3㎡당 공사비를 748만원으로 낮춘 조건에 합의했다. 시공단은 마루나 주방에 쓰이는 마감재 등급을 일부 낮추는 조건으로 공사비 인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분양가를 높여도 아파트 마감재 품질을 올리면 시장이 분양물량을 소화해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현재 부동산 경기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상황이라 조합들도 공사비를 낮추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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