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조 짜리 빅딜 완료…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 MS 산하로

2023. 10. 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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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완료…이제 세계 3대 게임사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게임 산업 판도를 바꿀 역사적 인수합병이 성사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인수를 13일(현지시간) 완료했다.

이에 따라 MS는 세계 3대 게임사로 올라섰다.

이날 MS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마지막으로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작년 1월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1년 9개월여 만의 일이다.

인수에는 총 687억 달러(약 93조 원)가 들었다. 2016년 델의 EMC 병합금액 670억 달러를 넘어선 IT 업계 사상 최고액이다. MS는 이 금액으로 주당 95달러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됐다.

MS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알리며 이제 자사가 "매출 기준으로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세계 3위의 게임회사가 됐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 걸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카테고리이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플레이어와 창작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게임 시대를 열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 커뮤니티, 클라우드에 깊이 투자하고 있다"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플레이어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좋아한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원하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미래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는 "우리의 뛰어난 재능은 지난 30년 넘게 가장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어왔다"며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세계 수준 인재와 탁월한 프랜차이즈는 MS의 기술과 유통, 비전, 게임을 향한 헌신과 결합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 업계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MS 홈페이지 캡처

당장은 블리자드에 큰 변화는 없다. MS는 "바비 코틱은 계속해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를 맡을 것"이라며 "다만 거래 완료 후 액티비전 블리자드 사업부는 (업무 결재를) 필 스펜서 MS CEO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영국의 반독점 규제당국인 시장경쟁청(CMA)의 반대에 막혀 장기간 난항을 겪었다. 이번 인수가 이뤄질 경우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거대한 프렌차이즈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하는 등 앞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지나친 영향력을 갖게 돼 게임 시장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게 CMA의 우려였다.

특히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콜 오브 듀티>가 MS 품에 안길 것을 우려한 소니는 이번 인수를 강하게 반대하는 여론전을 펴 왔다.

이에 MS는 경쟁사인 소니와 닌텐도 등에 <콜 오브 듀티>를 장기간 공급하고 액티비전 게임 스트리밍 권한을 15년간 프랑스의 거대 게임사 유비소프트에 넘기겠다는 등의 제안으로 규제 당국을 설득했다.

이번 인수에 따라 MS 게이밍은 제니맥스에 이어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 산하 스튜디오로 거느리게 돼 게임 시장의 막강한 콘텐츠 공급자 지위에 올라서게 됐다.

<헤일로> 시리즈와 <기어스 오브 워>, <포르자 호라이즌> 등의 프랜차이즈에 이어 제니맥스를 통해 <둠>, <폴아웃> 시리즈와 <엘더스크롤> 시리즈, <스타필드> 등의 독점작이, 그리고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통해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의 프랜차이즈가 전부 MS 산하 프랜차이즈가 됐다.

이에 따라 MS가 게임 스트리밍 산업 재편을 위해 밀어붙이는 중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 영향력은 더 강력해지게 됐다. 유명 프랜차이즈들이 MS의 게임패스 생태계에 들어옴에 따라 게임 구독 시장 확대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도 게임 패스를 구독하면 유명 프랜차이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도가 엑스박스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 부문이 약했던 MS 게이밍의 경쟁력도 커지게 됐다. 그만큼 MS 총매출의 10% 수준을 차지하는 MS 게이밍의 지위도 더 올라가게 됐다.

다만 아직 시장에서 게임 구독형 서비스의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등 MS 게이밍의 행보가 마냥 장밋빛인 건 아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MS는 발표한 독점 라인업에서 모두 실패를 맛봐 <스파이더맨>, <갓 오브 워>, <라스트 오브 어스> 등의 독점작을 가진 소니에 여전히 열세임을 확인했다. MS가 인수를 통해 확보한 프랜차이즈 경쟁력이 모두 과거에 비해 지금은 평가가 떨어진다는 점 역시 변수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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