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이야기를 나누되 차이를 견뎌내자”… 갈등·위기 속에서 통합 외친 지도자들 [심층기획-국민 두 쪽 낸 ‘정치인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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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넘어 회자되는 지도자의 명연설은 공통적으로 국가적 위기, 비극, 갈등 상황에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력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2011년 1월 애리조나주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 연설이 대표적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격렬한 총기 규제 논쟁이 벌어지면서 사회가 양분되자 "이 비극을 서로를 등지게 하기 위한 또 다른 기회로 사용하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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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이끌고 국력 결집시켜
겸손·존중 강조… 시대 넘어 회자
시대를 넘어 회자되는 지도자의 명연설은 공통적으로 국가적 위기, 비극, 갈등 상황에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력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고별연설에서도 통합을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 도중 지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할 수 없다고 외치자 “아니, 아니, 아니, 그건 아니다”라며 “부시 대통령이 나를 위해 그랬던 것처럼 나는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에게 최선을 다해 가능한 한 가장 친절한 권력 이양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역시 2021년 10월에 한 재임 중 마지막 연설에서 서독과 동독의 통합은 아직 미완성 상태라며 “우리는 만날 채비를 갖추고, 서로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되 차이를 견뎌내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이력과 경험,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공황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가 강한 어조로 극복 의지를 밝히며 국력을 결집한 연설이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내각을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1940년 5월 “나는 피와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는 달리 드릴 것이 없다”는 취임 연설로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혔다. 외환위기 속에서 취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2월 취임 연설에서 “우리 모두는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기사에 인용한 메르켈 전 총리를 제외한 외국 지도자 연설문의 번역본은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의 저서 ‘정치적 말의 힘’에서 따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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