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합병 가를 주가 …'운명의 일주일'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3. 10.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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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변수 된 주식매수청구권
합병 반대 주주 23일부터 행사
주가는 기준가 아래서 맴돌아
양사 모두 소액주주 절반 넘어
청구권 행사 5% 넘으면 불발

지지부진한 주가가 셀트리온그룹 합병안에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작을 일주일 남겨두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보다 4%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 반대 의사를 표시한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셀트리온은 14만45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만4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각각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인 15만813원이나 6만7251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8월 합병안을 발표할 때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가 낮다면서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발표 이후 기준가를 넘은 거래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1조원(현재 양사 시가총액 합계의 3% 수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합병에 따른 주가 모멘텀이 강하지 않아 1조원으로는 주식매수청구권에 모두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는 소액주주 비율이 높은 종목인데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주주가치 상승에 관한 믿음이 없다면 차라리 청구권을 행사해 현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유리하다. 두 회사 간 합병에 주식매수청구권이 대거 행사돼 합병이 무산된 선례는 있다. 2014년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추진할 당시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안까지 나왔으나 결국 낮은 주가에 주식매수청구권이 대거 행사되고 합병이 무산됐다.

셀트리온 합병은 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키움증권이 셀트리온그룹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주 구성을 분석한 결과 소액주주 비율은 66.43%(2023년 반기 기준)에 이른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소액주주 지분은 56.42%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합병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권고한 상황이어서 기관투자자들은 합병안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반대 의사를 접수한 주주만 행사할 수 있는데 의결권 자문기구 의견에 따라 외국인·기관 주주들은 합병에 찬성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은 한도를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 중 매수청구를 신청하는 비중이 5%를 넘지 않으면 합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셀트리온그룹 주식에 대해 합병 시너지가 주가로 실현되는 시점까지 '존버(버티기)'하려는 소액주주가 다수인 가운데 아예 '손절'하려는 투자자가 얼마만큼 많이 나올지가 합병안 성사를 결정하는 것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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