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직행, 실낱 희망 남은 두산··· 이승엽 감독 “내가 더 똘똘하게 했다면 더 높은 순위였을 것”
준플레이오프(PO) 직행을 놓고 절체절명의 두산 이승엽 감독이 16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마지막 희망이 걸린 경기”라고 각오를 다졌다.
SSG와 마지막 2연전을 남긴 이날 현재 두산은 5위에 올라있다. 3위 NC와 1경기, 4위 SSG와 0.5경기 차다. 두산이 17일 인천에서 열리는 SSG전까지 모두 쓸어 담고, 광주에서 KIA와 마지막 2연전을 치르는 NC가 2경기를 진다면 3위로 뛰어오르면서 극적으로 준PO에 직행한다. 반면 SSG와 2연전에서 1경기라도 진다면 그대로 5위가 확정된다. 적지에서 2경기를 연달아 이겨야 살아남는 험난한 와일드카드를 치러야 한다. 1경기라도 패하면 그것으로 올 시즌 야구는 종료된다.
이 감독은 “선수들도 오늘, 내일 경기 중요성은 잘 알 것”이라며 “조금 몸이 힘들다거나 해도 최선을 다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치 경력 없이 올 시즌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지난 시즌 9위로 처졌던 두산을 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면서 성공적인 감독 데뷔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본인은 아쉬움이 크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라든지,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좀 더 똘똘하게 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감독 부임 첫해를 마무리해가는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저 역시 1년째다 보니 분명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시즌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후에 내년을 위해서 또 준비하며 더 좋은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날 SSG전 선발로 나서는 라울 알칸타라에 대해 “오늘 경기를 꼭 잡기 위해, 알칸타라가 많은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기 승리 시 17일 시즌 최종전은 좌완 최승용이 선발로 나선다. 이 감독은 “내일 이야기까지는 너무 빠른 것 같다. 오늘 게임부터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경기라도 지면 (준PO) 찬스가 없어지기 때문에, SSG보다 우리가 부담을 가질 수는 있다”면서도 “두산하면 미라클 아니냐. 미라클이라는 단어를 우리 선수들은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 이런 압박감 있는 중요한 경기에서 떨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잘할 것으로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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