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도 꽂혔다…운동화를 예술로 바꾼 디자이너
GD·블핑 신으며 국내 알려져
파격디자인으로 소량생산 특화
패션 통해 사람·예술 조화 추구
유행 편승않고 브랜드 이끌 것
"사람들은 갈수록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고,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예술성이 높은 패션을 통해 사람들이 생각을 많이 하는 방향으로 스위치를 켜놓고 싶습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미하라 야스히로와 롯데백화점이 협업해 팝업과 전시회를 진행한다. 오는 31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리는 팝업에서는 그의 스니커즈를 한국 아티스트 5명이 커스터마이징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한정판으로 재탄생시켜 전시한다.
이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미하라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것을 버리고, 기존 문화를 부수고, 새롭게 만들어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성장성을 활성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TS·GD·블랙핑크가 신는 운동화'로 알려진 브랜드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의 사장인 미하라는 해체와 재창조 등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패션으로 실험적인 모험을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예술이라는 것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며 "패션은 각각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예술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하라는 도쿄 다마미술대학에 재학할 때 독특한 형태의 신발 디자인을 시작해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며 패션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사람과 예술을 조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었다"며 "사람이 사용하는 것, 소비하는 것에 예술성을 가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상징으로 신발을 디자인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미하라는 디자인에 있어 시간과 공이 드는 방식을 고수하며, 생산 수량이 많지 않다. 브랜드를 더 키워야 한다는 압박이나 매출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를 묻자 그는 '스피드 승부'는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에는 회사가 자본력으로 많이 생산하고 재고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적이 있지만, 이제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인수·합병(M&A) 등 제안이 있었지만 자본이 들어오면 매출이 본질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션으로 사람들에게 뭘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즐겁게 할 것인가에 목적을 두고 그런 제안은 정중히 거절했다"며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재능과 성장이다. 창조성을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하라는 'MZ세대 패션 성지'로 꼽히는 서울 성수동을 방문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국 패션이 진취적이고 에너지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신발에 관심이 많아서 신발 매장들을 주로 살펴봤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가 만든 신발은 한국 연예인은 물론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지만, 그는 이로 인해 브랜드의 흥망성쇠가 가속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지나치게 유행하면 너무 빨리 질 수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연예인 이미지 등을 통해 팍 치고 올라가기보다는 조용하고 소소하게 브랜드를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브랜드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아 이번 협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75C, 그라플렉스, 문연욱, 이광호, 이형구 등 5명의 한국 아티스트가 미하라의 작품 세계와 '쿠스히모 무스베나 군'(신발 머리를 가진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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