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정대 관계, 당에서 주도”…국힘선 “심각성 모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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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정·대 관계에서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 뜻을 밝혔다.
김 대표가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 개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닷새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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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의총선 “‘뭘 잘못했느냐’는 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정·대 관계에서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 뜻을 밝혔다. 당이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로 불릴 만큼 대통령실에 장악돼있고, 결국 이 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김 대표가 근본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며 “기본적으로 현안을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당정이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정부와 대통령실에)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임 임명직 당직자 상견례 자리에선 “민생과 밀접한 정책은 당이 중심이 돼 이끌어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가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 개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닷새 만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대표의 이런 메시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실과의 관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는데도, 김 대표가 별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전날 (4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의총에서 30분동안 발언했는데, 그 내용은 앞으로의 변화와 혁신이 아니라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식이었다”며 “김 대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워서 밖에 표출해야 하느냐” “나는 친윤도 아니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도 아니다”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을 안 했으면 도망간다고 뭐라 할 거니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내년 총선 실무와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박대출 의원(3선·경남 진주갑)을 내정했었다는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직전 정책위의장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지난 14일 다른 임명직 당직자들과 함께 일괄 사퇴한 바 있다. 그런데 사퇴 이틀 만에 다시 핵심 당직을 맡기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에선 ‘돌려막기는 안 된다’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고 한다.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조수진 최고위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김성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오전 6시께 박 의원을 사무총장에 포진시킨 ‘주요 당직자 임명안’을 조 최고위원한테 문자 메시지로 전달받은 뒤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 국민 동의 받기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결국 김 대표는 인선 발표 직전에야 ‘이만희 사무총장’ 카드로 선회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친윤계의 지원을 받아 대표직을 맡게 됐다는 ‘태생적 한계’도 지적된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때 ‘윤심’을 등에 업은 탓에 갑자기 기조를 전환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며 “하지만 김 대표가 당정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개별 의원 발언이 아니라 의총에서 총의를 모아 대통령실에 건의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대통령이 바뀌지 않고는 총선 승리는) 없다”며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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