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정대 관계, 당에서 주도”…국힘선 “심각성 모르는 듯”

서영지 2023. 10. 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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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정·대 관계에서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 뜻을 밝혔다.

김 대표가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 개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닷새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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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관계 재설정 뜻 내비쳐
전날 의총선 “‘뭘 잘못했느냐’는 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정·대 관계에서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 뜻을 밝혔다. 당이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로 불릴 만큼 대통령실에 장악돼있고, 결국 이 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김 대표가 근본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하겠다”며 “기본적으로 현안을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당정이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정부와 대통령실에)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임 임명직 당직자 상견례 자리에선 “민생과 밀접한 정책은 당이 중심이 돼 이끌어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가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 개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닷새 만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대표의 이런 메시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실과의 관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는데도, 김 대표가 별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전날 (4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의총에서 30분동안 발언했는데, 그 내용은 앞으로의 변화와 혁신이 아니라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식이었다”며 “김 대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워서 밖에 표출해야 하느냐” “나는 친윤도 아니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도 아니다”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을 안 했으면 도망간다고 뭐라 할 거니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내년 총선 실무와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박대출 의원(3선·경남 진주갑)을 내정했었다는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직전 정책위의장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지난 14일 다른 임명직 당직자들과 함께 일괄 사퇴한 바 있다. 그런데 사퇴 이틀 만에 다시 핵심 당직을 맡기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에선 ‘돌려막기는 안 된다’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고 한다.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조수진 최고위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김성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오전 6시께 박 의원을 사무총장에 포진시킨 ‘주요 당직자 임명안’을 조 최고위원한테 문자 메시지로 전달받은 뒤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 국민 동의 받기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결국 김 대표는 인선 발표 직전에야 ‘이만희 사무총장’ 카드로 선회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친윤계의 지원을 받아 대표직을 맡게 됐다는 ‘태생적 한계’도 지적된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때 ‘윤심’을 등에 업은 탓에 갑자기 기조를 전환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며 “하지만 김 대표가 당정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개별 의원 발언이 아니라 의총에서 총의를 모아 대통령실에 건의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대통령이 바뀌지 않고는 총선 승리는) 없다”며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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