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추모공간 조성···서울광장 분향소는 철거 유도”

유경선 기자 2023. 10. 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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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시가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참사 현장에 추모공간을 만드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광장에 설치돼있는 분향소와 관련해선 “되도록 자진철거를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 관련 질의에 “최근 들어 1주기를 맞아서 이태원 사고 현장에 추모공간을 만드는 안이 유족들의 의사를 반영한 형태로 진척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와 자치구(용산구)가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기로 해서 얼마 전에 결재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는 참사 경위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월 서울광장에 추모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를 무단 점유로 규정하고 2900만원 변상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이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행정심판 결과를 내놨다.

오 시장은 분향소와 관련해 “적어도 1주기까지는 시민들이 양해해주시면 좋겠다”면서도 “마냥 1~2년씩 있을 수는 없다”며 철거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분향소 앞에서 1주기 집중추모주간을 선포했다. 이들은 “(오 시장이) 책임이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리하게 유가족과 희생자가 머무는 분향소를 강제 철거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 회견에서 한 유가족의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권도현 기자

이날 국감에서는 오 시장이 저출생 대책 중 하나로 강조해온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에 대한 지적도 다시 제시됐다. 입주형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가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올랐지만 출생률을 높였다는 분석은 없다.

오 시장은 이에 “(출생률이) 더 낮아질 게 안 낮아졌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지면 출생률에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월 급여를 100만원까지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월 6만5000원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이 경기·인천과 조율 없이 진행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 시장은 “협의를 완벽한 상태로 마치고 이 시범사업을 시작하려고 했다면 아마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일단 서울시민에는 혜택을 드려야겠다고 해서 빨리 발표했다”고 말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등이 최근 심화하는 집중호우 앞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시장은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늘어나서 검토를 시작했다”면서도 “매우 걱정은 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사업”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삼고,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독립운동가로서의 일생을 사셨던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차기 대선에 출마하느라 서울링이나 제2세종문화회관 등 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문제(대선 출마)가 나오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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