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동상 존치·교체 숙의위 "작가 성추행으로 위상 실추 교체 권고"

"전태일 열사의 정신에 반해…새로운 상징물로 교체해야"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 위에 설치된 전태일 동상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옥상 작가의 작품인 전태일 동상에 대한 철거를 놓고 전태일재단은 오는 4일 '전태일 동상 공론화위원회'를 열고 철거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2023.9.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임윤지 기자 = 전태일 동상 존치·교체 숙의위원회(숙의위원회)는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민중미술가 임옥상씨(73)가 만든 전태일 동상을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전태일재단은 지난 12일 숙의위원회로부터 "전태일 정신을 상징하는 새로운 상징물로 교체하길 권고한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전태일재단은 이사회를 개최해 권고문과 관련한 후속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숙의위원회는 권고문을 통해 "전태일 동상을 제작한 작가가 최근 성추행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작가의 범행으로 인해 그가 제작한 전태일 동상마저도 위상이 실추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작가의 성추행은 약자에 대한, 자신보다 낮은 지위에 위치한 창작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자 착취였다"면서 "이는 약자를 지키고자 자신의 목숨을 바친 전태일 열사의 정신에 반하는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새로운 상징물의 건립은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의 사랑과 연대의 정신을 이어가는 노동시민사회가 폭넓게 의견을 모아서 추진하기를 권고드린다"면서 "현 동상 또한 역사이므로 새로운 상징물이 건립될 때까지 현재의 장소에 유지하며 교체한 이후 전태일재단이 보관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임옥상씨는 지난 8월17일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임씨는 2013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미술연구소 직원 A씨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껴안고 입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 기소됐다.

유죄 판결 이후 임씨의 작품이 잇따라 철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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