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작가 김초엽 "뇌 없는 곰팡이가 어떻게 미로를 헤쳐나가는 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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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상과학(SF) 작품 <파견자들> 을 펴낸 김초엽(30·사진) 작가는 16일 서울 역삼동 최인아책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인간적 존재인 곰팡이가 어떻게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는지 다룬 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견자들>
15만부가 넘게 팔린 <지구 끝의 온실> 로 SF 분야의 '스타작가'가 된 뒤 2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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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부 팔린 <지구 끝의 온실> 이후 2년만의 장편 소설
곰팡이가 잠식한 지상을 되찾기 위한 모험 지구> 파견자들>
"곰팡이는 복잡한 미로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걸 아세요? 두뇌도 지능도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 지 흥미롭지 않나요?"
최근 공상과학(SF) 작품 <파견자들>을 펴낸 김초엽(30·사진) 작가는 16일 서울 역삼동 최인아책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인간적 존재인 곰팡이가 어떻게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는지 다룬 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5만부가 넘게 팔린 <지구 끝의 온실>로 SF 분야의 '스타작가'가 된 뒤 2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7년 한국과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 작가는 SF 장르를 통해 장애와 혐오, 이종 간 갈등, 환경 파괴 등 사회 문제들을 짚었다. 이번에는 미로처럼 얽힌 현실을 타개할 열쇠로 '균류'를 들고 나왔다. 정체 모를 포자와 곰팡이로 폐허가 된 지상을 되찾기 위해 나선 '파견자들'의 이야기다.
<지구 끝의 온실> 속 식물부터 <므네모사> 속 나무처럼 변한 인간까지. 작가는 그동안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래를 그려왔다. "균류에 대한 책은 데뷔 초부터 구상했어요. 2년 전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란 과학책을 읽고 균류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구체화했죠."
김 작가는 소설의 핵심 메시지로 '공생'을 꼽았다. 그는 "독립적인 존재인 인간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군집을 이루는 균류는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그의 책에서 '범람체'라고 불리는 균류는 지상을 되찾으러 온 인간들한테 "너희는 단 한 번의 개체 중심적 삶만을 경험해봐서 그게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착각하는 거야"라며 일침을 날린다.
쇼츠, 릴스 등 숏폼(짧은 형식) 콘텐츠가 세를 불리는 지금, 신간으로 432쪽에 달하는 장편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작가는 "예전 작품들이 다소 정적이었다면, 이번엔 역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며 "각 인물의 마음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인물 간 관계를 파헤치려다 보니 장편소설 형식을 띠게 됐다"고 말했다.
분량뿐만 아니라 표현 방식에서도 작가의 전작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파견자들>에서는 '범람체'를 비롯해 '광증', '뉴로브릭' 등 낯선 신조어들의 등장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는 "두 번째 장편 소설인 만큼 과감하게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SF 분야가 생소했던 예전과 달리, 장르가 전보다 대중화되면서 독자분들도 낯선 세계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아직 다음 작품을 정하진 못했어요. 아무도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곰팡이처럼, 다음 작품을 쓸 씨앗들도 불쑥 찾아오지 않을까요?" 예스24 오리지널을 통해 최초 공개된 <파견자들>은 오는 29일까지 예스24와 동네책방에서 독점 판매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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