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심화수학’ 신설 찬반논쟁 가열···“이공계 학습에 꼭 필요”vs“고교 교육과정 파행 가능성”

남지원 기자 2023. 10. 16. 17: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심화수학’을 포함할지를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공계 학생들이 대학 과정을 따라가려면 심화수학을 수능에 포함하고 비중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심화수학 과목이 생기면 학습부담이 지금보다도 커지고 교육과정 편성에도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한수학회는 16일 성명을 발표해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문과 계열 지원 학생들만 고려한 안으로 이과 계열 대학교육 기반이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수능 수학영역 시험 범위를 대수·미적분·확률과통계로 정하고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현재 수학 선택과목인 미적분Ⅱ와 기하는 시험 범위에서 빠졌다. 대신 교육부는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미적분Ⅱ와 기하를 합친 ‘심화수학’을 선택과목으로 신설하고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검토안을 내놨다. 심화수학이 수능에 포함될지는 국가교육위원회 의견수렴 등을 거쳐 결정된다.

대한수학회는 “미적분Ⅱ와 기하는 이과계열 대학교육을 받으려면 꼭 필요한 과목”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수학회는 “이과계열 진학에 필요한 소양으로 평가하던 과목을 없애는 방안으로 수능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심화수학이 사교육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교육목표나 다른 교육적 측면과는 상관없이 사교육 감소를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포퓰리즘적 사고”라고 말했다.

대한수학회는 심화수학을 신설할지 말지가 아니라 상대평가로 유지할지 절대평가로 전환할지를 논의해야 하며, 이과계열 학과는 심화수학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심화수학이 신설되면 수험생의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상위권 대학은 대학입시에 심화수학을 필수로 반영할 가능성이 큰데, 이러면 수능 수학 시험 범위는 3과목에서 5과목으로 늘어난다. 현행 수능에서도 이과 학생은 미적분이나 기하 중 한 과목만 선택하면 되는데 심화수학이 생기면 두 과목을 모두 공부해야 한다.

2028 대입에 적용되는 새 교육과정에서는 확률과 통계에 모비율 추정이, 기하에 공간벡터가 추가되는 등 수학의 학습범위가 이미 넓어진 상태다. 사실상 미적분II와 기하가 필수과목화되면 일선 고교들이 2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3개 학기 동안 수학과 선택과목을 5과목 편성해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최근 성명에서 “심화수학이 수능에 신설되면 학습부담이 2배 이상 커지고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이 심각하게 꼬일 수 있다”며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고교학점제하에서 학생들이 미적분II나 기하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이수하도록 하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