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평론가, ‘너와 나’ 호평 “큰 감동, 놀라웠다”

영화 ‘너와 나’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왼쪽)과 이동진 평론가. 사진제공|필름영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를 호평했다.

지난 14일 인디스페이스에서는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현철 감독과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함께하는 GV(관객과 대화)가 열렸다. 이동진 평론가와 조현철 감독이 함께한 ‘너와 나’ GV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GV에 앞서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에 대해 ‘올 한 해 가장 빛나는 한국영화 중 한편’이라고 극찬을 보내 올가을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이날 이동진 평론가는 “많은 이가 조현철 감독의 장편 데뷔를 기다려 왔다. 저도 굉장히 기대가 컸다. 보고 나서 크게 감동받기도 했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며 조현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너와 나’를 접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배우 박혜수, 김시은의 연기에 대해 “두 배우가 ‘세미’와 ‘하은’의 관계로 계속해서 10편의 영화를 찍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락콘서트에서 어떤 그룹의 연주를 들으면 합이 너무 잘 맞아서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두 배우의 합이 그런 느낌을 주는 연기였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조현철 감독은 “2016년 개인적인 사고를 겪고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무언가 나를 잡아당겼고 이 영화를 찍어야 할 것 같고, 이 영화가 어디선가 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을 계속해서 받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영화를 찍었다”며 영화를 시작한 계기와 끝까지 완성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밝혔다.

‘너와 나’의 연출에 대한 깊은 이야기들도 이어졌다.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에 광량이 넘친다. 조명과 톤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마치 빛으로 어떤 위로를 주고 축복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라는 감상과 함께 이를 의도한 것이었는지 질문을 던졌다. 조현철 감독은 “이 작품에서 빛이 주는 질감이 중요했고, 또 꿈같아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촬영감독에게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빛이 주는 느낌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사랑의 형태가 빛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새벽에 깨면 공포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 해가 나기 시작하면 그런 기분이 사라진다”라며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의 음악을 오혁이 했는데, 사실 음악이 나오는 순간 우리가 의식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사용한 것 같다. 반면 일상의 소음을 또 제거하는 방식으로 짜서 굉장히 꿈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라며 오혁 음악감독의 참여로 완성된 ‘너와 나’만의 독특한 음악과 사운드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조현철 감독은 “오혁 음악감독과 제가 둘 다 말이 없었다. 그런데 저희가 나눈 몇 안 되는 대화 중에 제가 ‘조금 슬프긴 하지만 어딘가 되게 이상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며 음악 작업 과정에 대해 들려주기도 했다. 이렇듯 뜨거운 관객 반응과 다양한 질문 속에 영화에 대한 깊은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던 GV 시간은 “영화를 통해서 여러분들이 사랑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더불어 죽음, 상실 같은 것들이 일어나더라도 영화 속 세미가 안아주면서 그랬듯이 다 괜찮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는 조현철 감독의 끝인사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와 하은의 이야기로, 오는 25일 개봉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