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탈출 칼 갈았는데··· 새 시즌도 패배로 시작한 삼성화재·페퍼저축은행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박정아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전을 치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탈꼴찌’를 목표로 절치부심하며 시즌 개막을 준비했다. 전력 보강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출발이 좋지 않다. 프로배구 남녀부 삼성화재와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 새 시즌을 패배로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팀의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1-3(17-25 19-25 25-18 19-25)으로 패했다. 여자부 페퍼저축은행도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에 역시 세트 스코어 1-3(9-25 25-18 15-25 18-25)으로 패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뽑았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1순위로 몽골 출신 자르갈척트 엥흐에르덴(등록명 에디)을 품에 안았다. 이들 없이 치른 컵 대회에서는 OK금융그룹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의 충격을 뒤로하고 새 시즌에는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분위기가 비슷했다. 창단 후 2시즌 연속 최하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활발한 비시즌을 보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를 영입했다. 검증된 외국인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를 드래프트 2순위로 지명하면서 기대치는 더 올랐다. 지난 시즌은 허리 부상 탓에 현대건설에서 13경기 만에 시즌을 마쳤지만, ‘건강한 야스민’의 공격력은 확실하다는 평가였다.

기대 속에 새 시즌을 맞았지만, 출발은 실망스럽다. 두 팀 모두 잦은 범실로 자멸에 가깝게 무너졌다. 삼성화재가 4세트 동안 범실 25개, 페퍼저축은행이 31개를 기록했다. 비시즌 기간 새로 영입한 선수들끼리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다. 삼성화재의 요스바니와 에디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화학적 결합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새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의 리시브 불안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가 고민거리다.

시즌은 길다. 6라운드 36경기 중 이제 1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삼성화재와 페퍼저축은행으로서는 빠른 시즌 첫 승이 간절하다. 지난해처럼 기약 없는 패배가 이어진다면 팀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1라운드 6번째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라운드 전패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2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31일에야 시즌 17연패를 끊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