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PL 득점왕' 홀란드, 월드컵 이어 유로 본선도 못 뛴다

맹봉주 기자 2023. 10. 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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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시티와 다르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도 어쩔 수 없다.

엘링 홀란드가 좌절했다. 홀란드를 보유한 노르웨이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울레발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예선 A조 8라운드 홈경기에서 스페인에 0-1로 졌다.

이로써 노르웨이는 3승 1무 3패 승점 10점으로 조 3위에 그쳤다. 1경기 남았지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은 실패했다. 1위는 스페인, 2위는 스코틀랜드다. 마지막 경기를 노르웨이가 이기더라도 승점 15점의 스코틀랜드를 제칠 수 없다.

홀란드가 뛰고도 노르웨이는 웃지 못했다. 노르웨이는 4-1-4-1 전형을 들고 나왔다. 홀란드를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내세웠다. 그 밑엔 프레드릭 아우르스네스, 산데르 베르게, 마르틴 외데고르, 오스카 밥을 포진시켰다. 3선에는 파트리크 베르그가 뛰었다. 포백은 비르예르 멜링, 레오 외스티고르, 스테판 스트란베르그, 율리안 뤼에르손으로 짰다. 골키퍼 장갑은 외르얀 뉠란이 꼈다.

스페인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최전방은 안수 파티, 알바로 모라타, 페란 토레스로 이뤄진 스리톱. 중원에는 파비앙 루이즈와 로드리, 가비가 나섰다. 포백은 프란시스코 가르시아, 아이메릭 라포르테, 로빈 르 노르망, 다니 카르바할이 버텼다. 골문은 우나이 시몬이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스페인 선수들은 홀란드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공격적으로 수비하며 홀란드를 압박했다. 홀란드도 자극을 받았다. 전반 16분 강한 견제를 받던 홀란드는 르 노르망과 경합 과정에서 무리한 파울을 범하기도 했다.

▲ 엘링 홀란드 혼자 힘으론 안 됐다.

4분 후 스페인 선수들이 골망을 갈랐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취소됐다. 모라타는 득점하기 직전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선제골 기회를 놓친 스페인은 노르웨이를 계속해서 몰아쳤다. 홀란드에겐 기회가 와도 상대 수비가 여러 명 달라붙어 제지했다. 전반 추가시간 홀란드가 스페인 수비수 3명을 달고 스페인 골문으로 돌파했다. 하지만 수비수 3명을 뚫는 것은 쉽지 않았다. 스페인은 어렵지 않게 홀란드를 막아냈다. 양 팀은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했다.

스페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터트렸다. 왼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토레스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토레스의 슈팅은 빗맞았지만, 노르웨이 수비수를 맞고 문전 혼전 상황이 만들어졌다. 골문 앞에 있던 가비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비의 득점.

노르웨이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후반 16분 쇠를로트가 오른쪽 측면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후 달려들어오던 외데고르에게 컷백 패스를 줬다. 외데고르는 곧바로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을 빗겨갔다.

후반 38분에는 홀란드가 유효 슈팅을 날렸다. 순간적으로 스페인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인 슛으로 연결했다. 다만 공이 골키퍼 시몬 정면으로 향했다.

끝내 스페인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가비의 골은 결승 득점이 됐다. 스페인의 1-0 승리.

▲ 홀란드.

홀란드는 고개를 숙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6골로 득점왕에 오른 홀란드다. 단순한 득점왕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가장 많은 골을 넣는 기록을 세웠다.

오스트리아,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까지 완벽히 정복했다. 소속 팀 맨체스터 시티도 훨훨 날았다.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특히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구단 창단 후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 맨시티 소속으로 넣은 득점이 총 52골이나 된다. 이번 시즌도 8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에 있다. 이에 맨시티도 계약 1년 만에 서둘러 연장계약을 시도 중이다. 계약 기간이 4년이나 남았는데도 마음이 급하다.

홀란드는 2000년생으로 이제 23살이다.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 성장 여지가 더 있다는 의미다. 홀란드도 맨시티 생활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맨시티와 최소 1시즌은 더 연장계약 하고 싶은 욕구를 드러냈다.

맨시티와 홀란드의 연장계약은 어렵지 않게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맨시티가 홀란드에게 내건 조건이 어마어마하다. 주급만 40만 파운드(약 6억 6,000만 원)에 보너스는 별도로 준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이고 유럽 전체로 봐도 최고 수준이다.

▲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노린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 수뇌부는 홀란드의 기량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내다본다.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 작전을 처음부터 무산시킬 계획이다. 홀란드가 도르트문트에 있었을 때부터 레알 마드리드는 강한 러브콜을 보냈다. 맨시티는 레알 마드리드를 의식해 대형 계약을 홀란드에게 안길 생각이다.

이렇게 프로 팀에선 승승장구지만 지금까지 대표팀으로서 국제대회에서는 신통치 않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대륙인 유럽이 무데인데, 홀란드가 있는 노르웨이는 전력이 강하지 않다. 월드컵은커녕 유로 대회 본선에도 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되지만, 대표팀 성적은 뒤따르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유로 2024 본선 진출이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다. 자력 진출은 물 건너 갔지만, 경우의 수는 아직 남아 있다. 물론 가능성은 낮다.

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을 기반 삼아 한 차례 더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유로 2024 본선엔 네이션스리그 플레이오프를 거쳐 3개국이 진출한다. 확률은 높지 않다. 리그B에 속한 노르웨이의 네이션스리그 순위는 8위다. 앞선 순위의 국가들이 유로 2024 예선 결과로 본선에 직행해줘야 노르웨이까지 플레이오프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유럽 현지에선 사실상 노르웨이가 유로 무대에 떨어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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