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개소환 이준석vs이준석 탓한 안철수…엇갈린 與참패원인 분석[이런정치]
이준석, 尹실정 일일이 나열…”당정일체 강화? 어불성설”
이준석 손 들어준 홍준표 “기자회견문 보니 시의적절”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두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맞붙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내부총질’이 민심을 돌아서게 만들었다고 주장했고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참패 원인으로 지목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 전 대표를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1만6036분의 국민들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이 전 대표의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조성했다며 윤리위 제소 이유를 밝혔다. 강서구 지원 유세에서 자신이 ‘XX하고 자빠졌죠’라는 한 시민의 발언을 농담으로 받았는데 이 전 대표가 ‘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는 논리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당 쇄신을 위해 치켜세우고 대접해줬더니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안 의원의 행보가 국민의힘 위기 봉합에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더라도 이것이 ‘해당행위’인지는 해석의 영역일 뿐더러, 만약 윤리위에서 징계 개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정치적 탈출구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안 의원의 윤리위 제소는 당 지도부와 논의된 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회견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가장 큰 교훈이 이 전 대표의 제명이냐’는 기자 질문에 “가장 큰 교훈은 당이 새로운 인물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자기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만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쓴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당에) 있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이 전 대표의 쓴소리 수위가 최근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 의원에 대한 가짜뉴스 조성이 해당행위로 연결되는 그 고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둘이 정치적 악연이 있기 때문에 (제소)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 목록을 나열하며 ‘여당이 여당답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잼버리 사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서이초 사건 등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야당 탓’만 하며 제대로 민심을 읽지 못했고 이러한 실정이 쌓여 2030 청년, 호남 민심이 이탈했다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계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입 밖에 내어서 표현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며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당은 더 이상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그렇게 하기 두렵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당정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승리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께서 지금의 정책기조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고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고 김기현 대표에게 조언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지 않아 맘이 아프다”고 부연했다.
당내에선 공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재선의원은 “이 전 대표의 정치성향, 그동안 행보와 관계없이 이번 회견문 내용에는 공감한다”며 “김 대표가 오늘 혁신안 발표에서 윤 대통령과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친윤계를 주축으로 한 초-재선 의원 무리가 ‘단결’을 외치고, 되려 중진들이 ‘혁신’을 외치는 것이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홍 시장은 이날 SNS에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보니 시의적절 하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하지만 우리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며 “줄서기를 잘하면 정치생명이 길다는 잘못된 정치문화가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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